구호품 지연에 굶주린 주민들, 불록(Bulog) 창고와 편의점 7곳 습격
당국 “긴급 식량 지원 최우선”… 일부 약탈 가담자 16명 검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을 덮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생존의 기로에 선 이재민들이 식량 확보를 위해 국영 물류 창고와 편의점을 약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호물자 배급 지연이 불러온 이번 사건은 재난 현장의 절박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30일, 수마트라 우타라주의 시볼가 시(Kota Sibolga)와 타파눌리 텡가(Tapanuli Tengah) 군 일대에서 홍수 피해 주민들이 인도네시아 조달청(Perum Bulog) 소유의 창고와 시내 편의점 7곳을 습격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된 현장 영상에는 수십 명의 주민들이 굳게 닫힌 상점 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무리를 지어 창고의 담장을 무너뜨린 뒤, 쌀포대와 식용유 박스 등을 어깨에 메고 나오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번 약탈 사태는 지난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엿새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해당 지역이 고립되면서 촉발됐다.
도로 유실 등으로 구호물품 분배가 지체되거나 불균등하게 이루어지자,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던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불록 수마트라 우타라 지역 본부장은 1일 성명을 통해 “비상 상황 속에서 시볼가 시내의 알파마트(Alfamart)와 인도마렛(Indomaret) 등 현대식 유통매장에서 1차 약탈이 발생했으며, 이후 불록의 사루딕 시볼가 창고까지 표적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창고 보안을 위해 군·경 인력이 배치되었으나, 이들 또한 인명 구조와 재난 대응에 투입되어 있어 대규모 인원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볼가 경찰서 형사과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편의점 약탈에 가담한 혐의로 주민 16명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홍수로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지원마저 끊겨 굶주림을 참을 수 없었다”며 범행 동기를 진술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불록 측은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 중이다. 아흐맛 리잘 람다니(Ahmad Rizal Ramdhani) 불록 사장은 1일, “주민들이 재난으로 식량 접근권이 완전히 차단된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최우선 과제는 주민들의 기본적인 식량 수요를 신속히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록은 지난 일주일간 재난 지역에 3만 톤 이상의 쌀을 긴급 공급했으며, 피해가 가장 큰 수마트라 우타라 지역에 3,212톤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수마트라 우타라의 쌀 재고는 재난 발생 이후 약 31.38% 감소한 2만 9,943톤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현재 지방정부 및 군·경과 협력하여 아체(Aceh), 수마트라 우타라, 수마트라 바랏 등 주요 피해 지역의 식량 공급망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와 군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구호물자를 보급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말고 안정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자연재해 발생 시 신속한 구호 시스템과 물류망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하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치안 유지뿐만 아니라, 고립 지역에 대한 식량 지원 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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