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환경단체, 한·일 양국에 우드펠릿 수입 중단 촉구

바이오매스 에너지 전환 명목 아래 자연림 훼손 가속화 비판
FWI, “기후 정의에 어긋나는 행위… 즉각 중단해야”

인도네시아 환경단체가 한국과 일본 정부에 산림 파괴를 심화시키는 인도네시아산 우드펠릿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포레스트 워치 인도네시아(FWI) 소속 환경운동가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2025년 10월 20일 오전, 자카르타 중심부의 대한민국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 앞에서 동시 시위를 개최했다.

이들은 ‘바이오매스는 녹색 에너지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양국의 바이오매스 에너지 정책이 인도네시아 자연림을 파괴하고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시위를 이끈 FWI의 차빗 카이룰 아우니 책임자는 “지난 5년간 한국과 일본이 에너지 전환을 내세워 우드펠릿 수입을 급증시킨 결과, 인도네시아에서는 대규모 산림 훼손과 황폐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한 탄소 배출 증가는 기후 정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는 한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인도네시아산 우드펠릿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2025.10.20

FWI는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인 각종 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약 4천만 헥타르의 자연림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며 “인도네시아산 우드펠릿 수입 중단만이 산림 파괴를 멈출 수 있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환경단체들은 바이오매스가 친환경 ‘녹색 에너지’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FWI 활동가 앙기 푸트라 프라요가는 “조사 결과, 한국과 일본이 수입하는 우드펠릿의 80% 이상이 지속 가능한 복원림이 아닌 천연 원시림을 벌채해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는 바이오매스 연소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계산하는 반면,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산림 파괴로 인한 막대한 탄소 배출 부담을 떠안게 되는 ‘기후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월 21일 ‘국제 바이오매스 행동의 날’을 맞아 유럽, 동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바이오매스 행동 네트워크(BAN)의 사트리오 망갈라 대표는 “선진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개발도상국의 환경 파괴를 대가로 이루어지는 것은 ‘기후 식민주의’의 또 다른 형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위대는 ▲한국 및 일본 정부에 인도네시아산 우드펠릿 수입 즉각 중단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 보조금 폐지 ▲인도네시아 정부에 바이오매스를 국가 에너지 전환 계획에서 제외하고 자연림 기반 우드펠릿 수출 허가 중단 ▲국제사회에 목재 바이오매스의 ‘녹색 에너지’ 서사에 맞서 공정한 에너지 전환을 지지할 것 등 세 가지 주요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한편 활동가들은 FWI 보고서를 인용하며, 지난 2024년 8월 인도네시아 해양경비대가 서류 없이 불법 우드펠릿 1만여 톤을 운송하던 필리핀 선박을 나포한 사건을 언급하며 우드펠릿을 둘러싼 불법 유통 문제 또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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