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IAS 2025 폐막, 판매량 증가 속 거래액 급감… ‘가격 경쟁’의 명암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 가이킨도(Gaikindo) 모터쇼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평균 판매 단가 하락,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지각 변동 예고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지난 19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이킨도 인도네시아 국제 오토쇼(Gaikindo Indonesia International Auto Show, GIIAS) 2025’가 판매 대수는 증가했으나 총거래액은 크게 감소하는 이례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저가 전기차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최 결과: 판매량 12% 증가, 거래액 37% 급감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 가이킨도)가 발표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열흘간 진행된 GIIAS 2025 기간 동안 판매된 차량은 총 38,929대로, 지난해 기록한 34,887대보다 11.58% 증가하며 양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총거래액은 11조 8,000억 루피아(Rp 11,8 triliun)에 그쳐, 전년도 18조 7,500억 루피아(Rp 18,75 triliun) 대비 무려 37.04%나 급감했다.

이는 판매된 차량의 평균 판매 단가(Average Selling Price, ASP)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즉, 더 많은 차를 팔았지만, 대부분이 저가 모델에 집중되어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오히려 쪼그라든 셈이다.

원인 분석: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와 시장 재편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지목된다.

요하네스 낭고이(Yohannes Nangoi) 가이킨도(Gaikindo) 회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브랜드 공식 수입 판매사(Agen Pemegang Merek, APM) 간의 치열한 가격 경쟁, 특히 전기차(EV) 부문에서의 경쟁 심화가 거래액 감소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BYD와 같은 신규 중국 브랜드의 파격적인 신차 출시와 기존 강자였던 울링(Wuling)의 대규모 할인이 시장 전체의 평균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 브랜드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저비용 친환경차(Low Cost Green Car, LCGC) 정책에 부합하는 가격대의 전기차를 대거 선보이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낭고이(Nangoi) 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산업 전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 섞인 시각을 내비쳤다.

주요 브랜드별 실적 및 시장 현황

중국 브랜드의 약진 속에서 기존 강자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 토요타(Toyota)는 4,250대를 판매하며 여전히 1위 자리를 수성,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재확인했다.
 BYD는 작년 대비 44% 폭증한 4,195대를 판매하며 토요타를 턱밑까지 추격, 시장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 미쓰비시(Mitsubishi)는 4,110대를 판매하며 3위를 기록, 꾸준한 실적을 보였다.
 현대차(Hyundai)는 3,01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전년도(3,606대) 대비 약 16.3% 실적이 감소했지만 중국차의 가격 경쟁속에 성능개선으로 선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도매 판매량은 435,3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특히 7월 한 달간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4% 줄어드는 등 하락세가 뚜렷해 내수 시장의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가이킨도(Gaikindo) 측은 “GIIAS의 본질은 단순 판매 실적을 넘어,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산업의 활기를 불어넣는 교육과 소통의 장”이라며 거래액 감소의 의미를 축소했다.

실제로 올해 행사에는 승용차 40개, 상용차 4개, 오토바이 17개 등 역대 최대 규모인 6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하며 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주최 측은 “내수 침체의 압박 속에서도 GIIAS 2025의 성공적인 개최가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입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판매량 증가와 거래액 감소라는 모순적인 결과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고가의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저가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발 가격 경쟁의 파고 속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 전략과 대응 방안에 대한 깊은 고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 인도네시아 BCA 0657099868 CHONG SUN * 한국 계좌번호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