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업계, 가스 공급 긴축에 ‘휘청’ “수십만 노동자 생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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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천연가스 가격(HGBT) 정책 유명무실화 우려…산업부, 범정부 차원 해결 촉구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산업계가 에너지 공급 불안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Kementerian Perindustrian, Kemenperin)는 최근 특정 산업 부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특정 천연가스 가격(Harga Gas Bumi Tertentu, HGBT)’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생산 차질과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산업부의 이번 경고는 최근 가스 공급업체들이 기존에 MMBtu당 6.5달러로 책정된 HGBT 요금을 무시하고 임의로 가격을 인상하거나 공급량을 줄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는 대통령령으로 보장된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특히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제조업 분야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1. 산업 현장의 위기: 요금 폭등과 공급 부족

산업 현장에서는 가스 요금 폭등과 공급량 감소로 인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산업부 대변인(Juru Bicara Kemenperin) 페브리 헨드리 안토니 아리프(Febri Hendri Antoni Arief)는 지난 14일 공식 성명을 통해 “HGBT 수혜 기업들로부터 가스 요금이 MMBtu당 16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공급량마저 줄었다는 보고가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수년간 반복되어 온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HGBT는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최상위 정책이므로, 그 누구도 이를 하위 규정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스 공급사들의 일방적인 조치가 국가 정책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음을 비판한 것이다.

2. 생산 차질 현실화: 주요 산업 가동률 저하

가스 공급 불안은 즉각적으로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지며 인도네시아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주요 산업인 세라믹 산업의 공장 가동률은 70~71%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현재와 같은 공급 차질이 계속될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가스 공급 차질은 ▲세라믹 ▲유리 ▲철강 ▲비료 ▲석유화학 ▲유지화학(Oleochemical)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는 생산 계획 수립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일부 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위기에 처했다.

3. 고용 대란 경고: 수십만 노동자의 일자리 위협

더 큰 문제는 생산 감소가 대규모 해고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는 제조업 부문에서 약 13만 4,794명의 노동자가 HGBT 정책에 따른 안정적인 가스 공급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와 같이 필요한 가스량의 48%만이 공급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들 노동자의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가장 취약한 분야는 ▲세라믹(43,058명) ▲철강(31,434명) ▲석유화학(23,006명) ▲유리(12,928명) ▲유지화학(12,288명) ▲비료(10,420명) ▲고무장갑(1,660명) 산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문제를 넘어 수십만 가정의 복지와 직결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4. 구조적 문제와 해결 촉구: 정부의 일관된 정책 집행 시급

이러한 문제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체 산업의 가스 수요는 약 2,700 MMSCFD에 달하지만, HGBT 정책을 통해 공급 가능한 물량은 1,600 MMSCFD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중 약 900 MMSCFD가 국영전력공사(PLN, Perusahaan Listrik Negara)와 국영 비료회사 푸푹 인도네시아(Pupuk Indonesia)와 같은 국영기업(BUMN, Badan Usaha Milik Negara)에 우선 할당되면서, 민간 제조업 부문에 돌아가는 몫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산업부는 에너지광물자원부, 재무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HGBT 정책이 일관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페브리 대변인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인도네시아의 투자 매력도와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수십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한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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