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구독자 전용입니다.
외신 “증거 기반 정책 강조한 수미트로 철학과 배치”… 무료 점심 등 주요 공약 비판적 분석
학계 “정치적 고려 앞선 정책, 재정 건전성 및 효율성 저해 우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들이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의 설계자’로 불리는 그의 부친 수미트로 조요하디쿠수모(Sumitro Djojohadikusumo)의 실용주의 철학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해외 언론의 심층 분석이 제기되어 현지 정가와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새 대통령에게는 부친 문제가 있다(Indonesia’s new president has daddy issues)”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프라보워 대통령의 대표 공약들이 부친의 사상적 유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콤파스는 해당 매체를 인용해 프라보워 대통령이 부친의 염원을 잇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제 정책 방향은 포퓰리즘적 성격이 짙어 기술관료적 효율성을 중시했던 부친의 원칙과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설계자 수미트로와 그의 실용주의 철학
수미트로 조요하디쿠수모(Sumitro Djojohadikusumo)는 수카르노(Soekarno)와 수하르토(Soeharto) 정권에 걸쳐 장관을 역임하며 인도네시아의 경제 기틀을 마련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인도네시아 대학교(Universitas Indonesia) 경제학부 설립을 주도했으며, 1960년대 후반 신질서(Orde Baru) 시대의 경제 안정을 이끈 경제학자 그룹 ‘버클리 마피아(Mafia Berkeley)’의 탄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의 경제 철학은 ▲정확한 문제 규명 ▲철저한 사실 확인 ▲논리적 해결책 수립으로 요약되는 ‘증거 기반 실용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정부의 행정 역량이 부족할 경우 무분별한 시장 개입을 경계하며 효율성과 전문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부친의 유산과 충돌하는 프라보워의 핵심 공약
이코노미스트와 국내외 전문가들은 프라보워 대통령의 여러 공약들이 수미트로의 철학적 가치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한다.
무료 점심 프로그램 (Program Makan Siang Gratis): 프라보워 행정부의 상징적인 이 공약은 인도네시아 전역의 학생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것으로, 연간 약 280억 달러(한화 약 38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수미트로였다면 무분별하고 비효율적인 국가 재정 지출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의 아리안토 파툰루(Arianto Patunru) 선임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아동 영양 문제는 음식의 양보다 질에 있다”고 지적하며, “한정된 재원을 임산부와 영유아 지원 등 보다 효과적인 정책에 투입하는 대신, 무료 점심에 집중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메라 푸티’ 협동조합 (Koperasi Merah Putih): 전국 8만여 개 마을에 획일적인 모델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이 정책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분권화된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었던 수미트로의 지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수미트로는 1942년 자바(Jawa) 섬의 농촌 신용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미 중앙의 획일적 통제가 아닌, 풀뿌리 단위의 자발성과 지역적 필요에 기반한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접근법은 경제적 자생력 강화보다는 중앙 통제를 통한 정치적 기반 다지기 성격이 더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부펀드 (Sovereign Wealth Fund) 설립: 국부펀드 조성 계획 역시 수미트로가 강조했던 기술관료적 접근 방식보다는 대중의 인기를 겨냥한 포퓰리즘적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교한 설계와 투명한 운영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자칫 국가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버지의 꿈 실현” vs “포퓰리즘적 재해석”
프라보워 대통령은 과거 여러 차례 “부친의 염원과 꿈(aspirasi dan mimpi sang ayah)을 실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그러나 그의 실제 정책들은 부친이 평생에 걸쳐 쌓아 올린 경제 철학의 핵심 원칙들, 즉 증거 기반 정책, 재정 건전성, 기술관료적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결론적으로, 프라보워 행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들은 부친 수미트로의 유산을 계승 발전시키기보다는, 이를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적 방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인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프라보워 대통령이 ‘아버지의 그림자’를 넘어 자신만의 지속가능한 경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이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 인도네시아 BCA 0657099868 CHONG SUN * 한국 계좌번호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속보] 2026년 인도네시아 최저임금 발표 연기… “지역별 현실 반영한 새 산정 방식 마련”](https://haninpost.com/wp-content/uploads/2024/12/▲야시에를리-노동부-장관-180x135.jpg)









![[KOTRA] 2025 인도네시아 외국인투자 관련 규정 변경 안내](https://haninpost.com/wp-content/uploads/2021/11/KOTRA-180x124.jpg)






![[기획] 투자청, 외투기업(PMA) 최소 자본금 Rp.100억에서 25억으로 대폭 인하… “비자 단속 숨통” 세부조항](https://haninpost.com/wp-content/uploads/2025/11/투자조정청BKPM은-2025년-10월-2일부터-발효된-새로운-규정을-통해-외국인-투자-법인-PMA-설립-최소-납입-자본금-요건-완화했다.-180x135.jpeg)
























카톡아이디 haninp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