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日 해적기 게양, 표현의 자유 “국기와 대립은 안 돼”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등장하는 '밀짚모자 해적단' 깃발과 적백기 Bendera One Piece Jelang HUT ke-80 RI

정부, 독립기념일 앞둔 ‘밀짚모자 해적기’ 유행에 입장 밝혀
“국가 상징 ‘메라 푸티’ 존중이 최우선… 선동적 사용은 경계”

제80주년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8월 17일)을 앞두고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 깃발 게양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이를 표현의 자유로 존중하되, 국가의 유일한 상징인 국기 ‘메라 푸티(Merah Putih)’의 존엄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프라세티오 하디 국무장관은 5일 자카르타 대통령궁 브리핑에서 “해당 깃발 게양은 표현의 한 형태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원피스’ 속 ‘졸리 로저(해적기)’와 같은 대중문화 상징을 활용한 국민의 창의적 활동과 표현을 정부가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프라세티오 장관은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해적기를 국기인 ‘메라 푸티’와 나란히 게양하거나 대립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국기는 오직 ‘메라 푸티’뿐이며, 그 신성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8월이 독립을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숭고한 투쟁을 기리는 신성한 달임을 상기시키며,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특정 세력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프라세티오 장관은 “‘메라 푸티’보다 이 깃발을 다는 것이 낫다고 선동하는 등 도발적인 메시지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결코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현상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게린드라당 소속 정치인이기도 한 프라세티오 장관은 “‘원피스’ 깃발의 의미가 사회 비판의 형태에 그친다면 정부는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비판에 매우 열려 있으며,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주인공 ‘몽키 D. 루피’의 밀짚모자를 쓴 해골이 그려진 ‘원피스’ 깃발을 집이나 거리에 내거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현 정부의 정책이나 사회 문제에 대한 젊은 세대의 풍자적 비판으로 해석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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