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평가단 토바 호수 현장 방문 ‘그린카드’ 위기 오나

토바 호수 선착장. 사진.pixnio

세계적인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인도네시아 토바 호수의 물이 갑자기 갈색으로 탁해지면서 지역 사회와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현상은 2025년 7월 21일부터 5일간 진행된 토바 칼데라 세계지질공원의 등급 재검증을 위한 유네스코 평가단 방문 기간과 겹쳐 발생해, 지질공원 ‘그린카드’ 등급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비 나수티온 북수마트라 주지사는 지난 27일 “현재 토바 호수 수질에 대한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원인 규명을 위해 수질 샘플을 채취해 실험실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그는 “호수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을 포함해 종합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 16일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사모시르군 하리안 보호 마을 인근에서 촬영한 탁한 호수 영상을 게시하며 처음 알려졌다.

영상 속 토바 호수는 푸른 빛을 잃고 짙은 흙탕물처럼 변해 있었으며, 특히 팡우루란 워터프런트 시티에서 탄중 붕아 마을에 이르는 구간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환경 당국은 이번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기상 이변’을 지목하고 있다. 에디슨 파사리부 사모시르군 환경청장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강한 바람과 1미터에 달하는 높은 파도로 인해 호수 바닥의 퇴적물이 수면으로 떠올랐다”며 “이는 과거에도 5년 주기로 발생했던 자연 현상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현상은 단순한 수질 악화를 넘어 호수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수중 산소 농도가 급감하면서 수많은 물고기가 폐사해 호수 주변으로 떠올랐고, 강풍으로 인해 발생한 하얀 거품이 관광지의 경관을 해치고 있다.

파사리부 청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지역 어민들의 피해액이 약 100억 루피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정부와 지역 사회는 이번 사태가 토바 호수 관광 산업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토바 호수 관광은 사모시르 지역 자체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유다 프라티위 북수마트라 문화관광청장은 “이번 수질 문제가 지질공원 등급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울트라 트레일 오브 더 킹’, ‘토바 칼데라 아이언맨’ 등 예정된 국제 행사의 개최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역 전문가와 주민들은 일시적인 자연 현상이라는 설명에만 의존하지 말고, 호수 주변 경사지의 침식 문제 등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심층적인 과학적 연구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지역 사회 지도자는 “이는 단순히 관광객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토바 호수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조치를 촉구했다.

북수마트라 주정부는 현재 수질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유네스코 평가 결과와 관광 산업의 미래가 걸린 이번 사태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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