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네시아, ‘불균형’ 무역 협정 체결… 미국산 ‘무관세’ 10대 품목은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202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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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도네시아 시장 완전 개방 약속 받아내”… 대두·항공기 등 10대 품목 관세 철폐, 대규모 구매 약속도 포함

[워싱턴=한인포스트] 2025년 7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새로운 무역 협정에 전격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인도네시아의 대미(對美) 수출품에 19%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미국산 제품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무관세로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 지형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라보워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여 역사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히며, “인도네시아는 우리에게 그들의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약속했다.

이제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갖게 되었다”고 이번 협상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미국 상품에 인도네시아 시장의 빗장을 완전히 푸는 것으로, 향후 인도네시아 국내 산업에 미칠 파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 미국산 농산물·에너지 의존도 높은 인도네시아, 시장 전면 개방

하버드 성장연구소(Harvard Growth Lab)가 발표한 2023년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이미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대미 수입액은 총 98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농산물이 31억 6,000만 달러(약 51조 1,900억 루피아)로 전체의 32.28%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광물(16.38%), 화학제품(16.17%), 기계류(13.46%) 순으로 나타나, 특정 품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여왔다.

이번 무관세 조치로 인해 기존에 관세가 부과되던 이들 품목은 이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되어 인도네시아 시장으로의 유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제개발금융연구소(Indef)의 수비 아흐마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협정은 인도네시아의 핵심 수입 품목에 대한 장벽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며 “최소 10개 이상의 주요 미국산 제품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대두·LPG·항공기 등 10대 핵심 품목, 무관세로 들어온다.

그렇다면 이번 협정으로 인해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없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하게 될 미국산 핵심 품목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꼽은, 기존에도 인도네시아의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10대 품목은 다음과 같다.

1. 대두: 수입 의존도 89.1%
2. 액화 부탄: 수입 의존도 54.1%
3. 액화 프로판: 수입 의존도 53.2%
4. 원유: 수입 의존도 4.7%
5. 역청탄(비투미너스탄): 수입 의존도 15.9%
6. 증류 또는 발효 부산물: 수입 의존도 92.5%
7. 불포화 에틸렌: 수입 의존도 24.9%
8. 중량 15,000kg 초과 항공기: 수입 의존도 76.7%
9. 밀가루, 가루, 펠릿: 수입 의존도 58.3%
10. 화학 펄프(소다 또는 황산): 수입 의존도 36.3%

특히 증류 부산물과 대두는 각각 92.5%, 89.1%라는 압도적인 의존도를 기록하고 있어, 무관세화는 사실상 미국산 제품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공기, 액화 부탄, 액화 프로판 등 국가 기간 산업 및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품목들도 포함되어 있어 그 영향은 경제 전반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반대급부’는 200억 달러대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

한편, 인도네시아가 일방적으로 불리해 보이는 협정에 합의한 배경에는 대규모 ‘반대급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이번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상품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석유 및 가스 제품 150억 달러(약 244조 루피아) ▲농산물 45억 달러(약 73조 루피아) ▲보잉(Boeing)사 항공기 50대 구매 등이 포함된다.

특히 항공기 구매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구매 기종 중 상당수가 보잉 777 기종”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보잉 777은 3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쌍발 여객기로,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핵심 기종이다.

■ 트럼프, ‘우회 수출’ 강력 경고… “추가 관세 부과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적용되는 19%의 관세율이 경쟁국인 베트남(20%)보다 다소 낮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제3국이 인도네시아를 경유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트랜스십먼트(transshipment)’에 대해서는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만약 관세율이 더 높은 국가의 제품이 인도네시아를 통해 들어오려 한다면, 우리는 해당 국가의 관세율을 인도네시아가 내야 할 관세에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낮은 관세율을 악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의 수시위조노 무기아르소 서기관은 “현재 미국과 공동 성명 발표를 준비 중”이라며, “조만간 비관세 조치 및 구체적인 상업적 합의 내용 등 세부 사항을 추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무역 정책이 더욱 공세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질서와 각국의 대응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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