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인도네시아 아동, 5명 중 1명 아버지 없는 양육… “국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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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재 속 성장 ‘충격’… ‘모범 아버지 운동(GATI)’으로 해법 모색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녀 양육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 부재(Tanpa Peran Ayah)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국가인구가족계획청(BKKBN)은 아버지의 적극적인 양육 참여를 통해 건강한 미래 세대를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인도네시아 모범 아버지 운동(Gerakan Ayah Teladan Indonesia, 이하 GATI)’을 공식 출범시키며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 심각한 ‘아버지 부재’ 실태… 국가 미래의 ‘잠재적 위협’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아동들이 처한 심각한 양육 환경에 대한 우려가 자리한다. 2021년 유니세프(UNICEF)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전체 아동의 20.9%가 아버지 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아동 약 5명 중 1명이 이혼, 사별, 해외 근무, 장거리 통근 등 현실적 이유로 아버지와 일상적인 교류 없이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버지 부재가 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라고 경고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같은 해 조사 결과, 0~5세 영유아 중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공동 양육받는 비율은 37.17%에 불과했다. 가정이 아동의 인격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첫 교육 기관임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치다.

위하지(Wihaji) BKKBN 청장은 지난 7월 10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버지는 단순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부양자를 넘어, 자녀의 정서적·사회적·인지적 발달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주체”라며,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참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 ‘GATI’ 프로그램 전격 출범… ‘딸기 세대’ 문제 정면 돌파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BKKBN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GATI 프로그램은 자녀 양육과 청소년 지도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양육 문화를 개선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등한 책임을 지는 성평등한 양육 환경을 조성해 정신적으로 강인하고 회복탄력성 높은 미래 세대를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작은 압박이나 어려움에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이른바 ‘딸기 세대’ 현상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대응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위하지 청장은 “강인한 정신력과 긍정적인 인성은 가정에서부터 형성된다”며,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는 자녀가 시대적 도전에 능동적으로 맞서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온·오프라인 아우르는 다각적 접근… ‘모범 아버지 마을’ 조성까지

GATI는 구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다음과 같은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첫째, 온라인 상담 및 정보 제공 강화다. 결혼 준비 공식 사이트 ‘Siapnikah’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예비 부부와 젊은 아버지들에게 올바른 양육법, 부부간 소통 기술, 자녀 발달 단계별 정보 등을 제공하고, 전문 상담 서비스도 지원한다.

둘째, 지역사회 기반의 인식 개선 캠페인이다. 지역별로 ‘모범 아버지 활동가’를 양성하고, 이들과 지역 커뮤니티가 협력해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셋째, 마을 단위의 실천 프로그램 연계다. 기존 ‘질 높은 가족 마을(Kampung Keluarga Berkualitas)’ 프로그램을 GATI와 연계해, 마을 단위로 아버지들의 양육 참여를 독려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모범 아버지 마을(Desa Ayah Teladan, Dekat)’을 조성할 계획이다.

넷째, 학교 현장과의 적극적인 연계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학교(Sekolah Bersama Ayah, Sebaya)’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버지들이 학교 교육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자녀의 학교생활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위하지 청장은 “GATI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해법”이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균형 잡힌 역할을 수행하는 건강한 가정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황금 세대(Generasi Emas)’를 우리 모두의 손으로 함께 길러내자”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대대적인 캠페인이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가부장적 인식을 바꾸고, 가정 내 아버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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