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달러 규모 ‘사상 최대’ 방산 계약… 10년간 순차 인도 예정
튀르키예 방산 수출 신기원…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 협력도 포함
인도네시아가 튀르키예로부터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KAAN’ 48대를 도입하는 역사적인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이번 계약은 튀르키예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계약은 튀르키예 국방 산업의 높은 기술력과 역량을 입증하는 쾌거”라며, “우방국인 인도네시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간 양해각서(MoU) 서명식은 지난 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 디펜스 2025 엑스포 & 포럼’ 개막식에서 진행됐다. 샤프리 샴수딘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할루크 괴르귄 튀르키예 방위산업청장이 양국을 대표해 서명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향후 120개월, 즉 10년에 걸쳐 KAAN 전투기 48대를 순차적으로 인도받게 된다.
첫 인도분은 2027년 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입된 전투기들은 현재 대대적인 현대화를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공군(TNI AU)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튀르키예항공우주산업(TAI)이 주도해 개발한 KAAN은 지난 2월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하며 5세대 전투기 개발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계약에는 완성기 수출뿐 아니라, 튀르키예가 인도네시아에 일부 기술을 이전하고 현지 부품 생산 기회를 제공하는 협력 방안도 포함되어 있어 인도네시아 방위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방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 등 전통적인 무기 도입선을 넘어 튀르키예, 중국 등과 군사 협력을 다각화하며 자주 국방 역량 강화에 주력해왔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중국으로부터 J-10 전투기 도입 제안을 받는 등, 공군력 증강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군 현대화 계획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23년 보잉사와 체결했던 F-15EX 전투기 24대 구매 예비 계약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만성적인 예산 제약 또한 대규모 무기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통상적으로 전투기와 같은 대규모 구매는 별도의 해외 차관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현재 프랑스로부터 라팔 전투기 42대 도입을 진행 중이며, 한국과는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공동 개발 프로그램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KAAN 전투기 도입 결정이 기존의 라팔 도입 및 KF-21 개발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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