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 “ASEAN 역내 QR 결제 시스템 도입” 강력 촉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6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 2025.5.26

제46차 ASEAN 정상회의에서 동남아 경제통합 가속화 위한 디지털 전환 논의

[쿠알라룸푸르=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은 2025년 5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6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역내 QR 코드 기반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신속한 도입과 확산을 공식 제안했다.

이 발언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경제권 내 무역 규모의 획기적 확대와, 실질적 역내 통합을 위한 디지털 경제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을 통해 “ASEAN 회원국 간 QR 코드 결제 시스템의 폭넓은 활용이 경제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랑가 장관은 쿠알라룸푸르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는 역내 경제통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국가 간 QR 결제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임을 역설했다”며 “현재 여러 회원국과 이미 상호 호환이 가능한 시스템이 시범 적용 중이며, 단계적으로 이를 본격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QR(Quick Response) 코드 결제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단시간 내 거래를 성사시키는 차세대 결제 시스템이다. 인도네시아는 중앙은행인 뱅크 인도네시아(Bank Indonesia)를 중심으로 일찍이 QRIS(Quick Response Code Indonesian Standard)라는 국가표준 QR 결제 체계를 구축·개발해 왔으며, 이미 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 등 인접국과 시범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RIS는 단일 표준 규격을 따르기 때문에 국경 간 무역·관광 등 실생활 경제활동에서 결제 절차를 혁신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동남아를 중심으로 QR 코드 기반 결제 시스템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중국·인도·사우디아라비아 등 역외 주요 국가들도 인도네시아 QRIS 규격과 연동하는 크로스보더 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이 분야에서 ASEAN이 주도하는 결제 인프라 표준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일랑가 경제조정장관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ASEAN 역내 무역 규모가 인구 6억 명, 총 GDP 4조 2천억 달러라는 지역 규모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점이 공동의 문제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장벽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통관·관세 관리 등 비관세 장벽의 효율화와 디지털화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QR 결제 도입 등 디지털 기반 무역 촉진 인프라가 이를 해결할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결제 시스템 개편 외에도 정상회의 본회의에서 역내 공급망 강화, 기술 교류, 지속가능성 보고서 도입, 사업 인벤토리 공유 등 구체적인 경제협력 의제도 적극적으로 다뤘다.

“각국이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전략적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이다.

또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경제적 논의와 함께 역내 지정학적 이슈로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의 ASEAN 정식 가입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연계성 강화와 외교적 외연 확대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제46차 정상회의 의제에는 동남아시아 디지털 경제 강화를 위한 디지털 경제 프레임워크 협정(Digital Economic Framework Agreement, DEFA)과 경제·사회·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자간 전략 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정상들은 역내 첨단 디지털 인프라 구축,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 무역·투자 장벽 해소 등 실질적 성과 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남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 중인 디지털 경제 전환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전략적 협력과 신뢰 구축, 선제적 표준화라는 두 축에 달려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QR 결제 시스템 등 실질적 연동 인프라 구축이 얼마나 신속히 이뤄질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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