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아, 미국 재정 불안에 힘입어 달러 대비 강세… 16,215루피아로 마감

5월 26일 오전 현재 달러대비 루피아화 주간 환율 Revolut 그래프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 대비 다시 한 번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정보업체 Refinitiv에 따르면, 2025년 5월 23일 금요일 외환시장에서 루피아는 달러당 16,215루피아로 거래를 마감해 전일 대비 0.67% 상승했다. 이번 주 루피아의 평가절상 폭은 1.34%에 달했다.

이번 루피아 강세는 같은 시각 미국 달러지수(DXY)가 99.45로 전일 대비 0.5% 하락한 것과 동시에 나타났다. 이는 달러지수가 전날 종가인 99.96에서 하락한 수치로, 투자자들이 미 달러화 자산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 정부의 재정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서 비롯됐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미국 국가 부채가 36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재정 법안이 시장에 추가적인 우려를 더했다.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이 입법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근소한 표차로 통과한 후, 현재 상원에서 장기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의 재정 부담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싱가포르은행 통화 전략 담당자인 모 시옹 심(Moh Siong Sim) 애널리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이 기존의 금리 수준에서 점차 미국의 재정 위험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미국의 재정 경로가 이제 시장이 그 부채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지점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재정 불안은 자본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현상을 촉진하고 있다. 비교적 건전한 재정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루피아 환율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의 재정 및 통화 정책 변화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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