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조정장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중간 발표… “경제 안정성과 국제시장 확대에 집중”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Metro TV와 대담. 20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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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 시행에 대응해 미국과의 공식 협상을 처음으로 개시했으며, 이 과정을 이끄는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아일랑가 장관은 최근 Metro TV 인터뷰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협상 경과와 정부의 경제 안전망 강화 전략을 상세히 공개했다.

– 미국과의 관세 협상, 양국 경제 협력 강화 도모

이번 협상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10%의 상호 관세를 90일간 전 국가에 부과하면서, 인도네시아도 자국 산업 보호와 불공정 무역 대응이라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다.

아일랑가 장관은 미국 통상대표부(USTR), 미 상무부·재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 등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집중 회담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으며, 단순한 이의 제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협력 방안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특히 아일랑가 장관은 글로벌 IT·제조 대기업인 아마존,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물론, 반도체산업협회·미-아세안비즈니스협의회·USINDO·아시아그룹 등 경제단체와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며, 단순한 양자 협정 차원을 넘어 인도네시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에 주력했다.

– 규제 완화·무역 다변화 등 국내외 대응책 마련

아일랑가 장관은 현행 관세가 90일간 적용되는 한시적 조치임을 강조하며 “60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상호 관세 조정이라는 국제 정책 변화의 한가운데서 인도네시아 경제와 산업계의 안정성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I-EU CEPA(인도네시아-유럽연합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다자간 무역기구와의 연계를 추진하며, 시장 다변화와 국제 연대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산업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덤핑 제품 유입을 통제하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제도를 강화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또한, 투자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투자 유치 관련 규제를 실질적으로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키지도 마련되고 있다.

– 최근 우려와 당면 과제 재조명

아일랑가 장관은 무엇보다 미-중 무역 전쟁, 미국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세계 무역질서 재편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임시적·단기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향후 미국 혹은 중국의 보호무역 강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 등 핵심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다자간 경제협정 가입을 통한 시장 다변화라는 의도와 달리, 글로벌 가치사슬 및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 등에서 선진국과의 이견이 드러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주력 품목인 팜유·광물자원 등에서 EU, 미국 등 주요 무역파트너와의 표준·환경 규제 강화 역시 새로운 우려로 지목된다.

내부적으로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투자 촉진책이 소상공인과 전통산업군의 경쟁 심화, 일자리 구조 변화 등 사회적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고 및 비정규직 증가에 따른 사회안전망, 공식 고용보험(BPJS)으로 포괄되지 않는 노동자 보호 체계 강화 역시 보완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 경제 지표와 향후 기대

2025년 1분기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87%로, 아세안·G20 국가 중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가계 소비는 GDP의 54.5%를 차지하며 4.89% 성장했다.

농업(10.52%), 기타 서비스(9.84%), 기업 서비스(9.27%), 식음료(6.04%), 가죽·신발(6.95%) 등 주요 산업군의 두드러진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투자(PMDN, PMA)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 역시 59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아일랑가 장관은 “수치적 성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국가 경제의 질적 도약과 글로벌 위기 대응 역량 강화, 포용적 고용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공정한 국제 무역질서를 지향하고 있으며,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을 중심으로 한 정책 조합은 ‘국가 경제 안정’과 ‘해외시장 경쟁력’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추가 조치 마련과, 각종 사회·산업계의 우려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소통도 요구된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가 다가올 새로운 무역질서 속에서 어떤 추진력을 확보하고, 내외부 위기와 변화에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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