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톤섬서 신종 ‘눈 없는 도마뱀’ 발견

부톤섬서 신종 ‘눈 없는 도마뱀’ 발견. 2025.5.14

BRIN 연구팀, ‘디바무스 오에타마이’ 학계 보고…생물다양성 보전 중요성 시사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adan Riset dan Inovasi Nasional, BRIN) 연구팀이 술라웨시틍가라주 부톤섬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종 눈 없는 도마뱀을 발견해 학계에 공식 보고했다.

이 신종 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저널리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언론계 거목 고(故) 야콥 오에타마를 기리기 위해 ‘디바무스 오에타마이(Dibamus oetamai)’로 명명됐다.

BRIN 생물계통학 및 진화연구센터의 아왈 리얀토 선임연구원은 “디바무스 속 눈 없는 도마뱀은 땅속 생활에 적응한 굴파기 파충류로, 지렁이와 유사한 몸통과 퇴화된 눈이 특징”이라며 “암컷은 다리가 없고, 수컷은 판 모양의 흔적 다리만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 속은 동남아시아부터 파푸아뉴기니까지 넓게 분포하지만, 희귀하고 은밀한 습성 탓에 많은 종이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못한 실정이다.

리얀토 연구원은 신종 명명과 관련해 “비판적인 저널리스트는 질문하고, 사실을 찾으며, 결과에 상관없이 진실을 보도한다.

연구자에게 호기심은 진실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원동력이며, 때로는 틀릴 수 있지만 결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질 에이브럼슨의 말을 인용해 연구와 저널리즘의 공통된 가치를 강조했다.

과거 ‘디바무스 노바에귀니아에(Dibamus novaeguineae)’는 파푸아, 말루쿠, 술라웨시, 누사틍가라 등 인도네시아 전역에 널리 분포하는 종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형태학 및 생물지리학 연구 결과 부톤섬 개체군이 다른 종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디바무스 오에타마이’는 최대 주둥이-항문 길이(SVL) 145.7mm, 정중선 및 측면 주둥이 봉합선이 없는 머리 비늘, 전두판이 전비판보다 큰 점, 몸에 두세 개의 밝은 색 띠가 있는 체색 패턴 등 뚜렷한 형태학적 차이를 보인다.

이 신종은 해발 400m 이하 부톤섬 계절풍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확인됐으며, 제안된 현지명은 ‘부톤 눈 없는 도마뱀(Kadal Buta Buton)’이다.

이번 발견은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으며,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굴파기 파충류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또한 부톤과 같은 작은 섬들이 고립된 진화를 통해 독특한 종들의 서식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리얀토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특히 생물다양성 핫스팟인 왈라세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파충류 다양성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파푸아, 말루쿠, 술라웨시, 누사틍가라 지역 박물관 표본 분석과 형태 계측학적 비교를 통해 부톤섬 개체군의 고유성을 입증했다.

다만, ‘디바무스 오에타마이’는 높은 고유성과 제한된 분포 범위로 인해 삼림 벌채와 서식지 변화 위협에 취약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람부상고 산림보호구역 등 부톤섬의 삼림 지역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이 희귀종 보존의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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