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재단, 인도네시아 결핵 백신 임상 참여 “연간 10만 명 사망 예방”

보건부 장관 Menteri Kesehatan Budi Gunadi Sadikin

(자카르타 =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개발 중인 결핵(TBC) 백신의 3상 임상시험에 공식적으로 참여한다.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은 이번 결정이 인도네시아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하는 심각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보다도 많은 수치다.

사디킨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입증되었듯이, 백신은 치명적인 전염병 확산을 막는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임상시험 참여를 통해 높은 사망률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 중인 백신이 자국민의 유전적 특성에 적합한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M72/AS01E’로 명명된 이 백신은 현재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말라위, 잠비아, 인도 등 결핵 발병 부담이 큰 7개국에서 동시에 시험이 진행 중이다.

사디킨 장관은 “이 백신은 결핵 발병률이 높은 개발도상국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며 “선진국들은 자국 내 유병률이 낮은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백신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권도 확보하게 된다. 파자자란 대학교와 인도네시아 대학교 소속 과학자들이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3상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국영 제약사 바이오 파르마를 통해 백신을 자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약 100만 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는 인도네시아로서는 백신의 안정적인 현지 공급 확보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역시 이번 협력을 환영하며 국가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단계라고 평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빌 게이츠 및 다수의 인도네시아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인도네시아 내 결핵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이를 개발도상국의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세계적 약속의 한 형태로 언급했다.

빌 게이츠 또한 인도네시아를 인도 및 다수 아프리카 국가와 더불어 글로벌 결핵 백신 프로젝트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짠드라 요가 아디타마 인도네시아 폐 전문의 협회 명예위원장은 “현재 사용되는 BCG 결핵 백신은 개발된 지 100년이 넘었고 주로 어린이에게만 효과적”이라며 새로운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축적된 기술 발전에 힘입어 보다 효과적인 결핵 백신 개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임상시험이 2028년 말까지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인도네시아가 역내 결핵 백신 생산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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