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렉시트 충격완화와 인도네시아 조세사면법안 통과

주간 외환동향과 전망

글. 김민준/ 한인포스트 외환 애널리스트. QCN 대표

결국 브렉시트(Brexit)란 결과가 나왔지만, 영국은 아직 아무것도 액션에 옮기진 않고 있으며 브렉시트가 이루어지기 위한 모든 조치가 실행되고 발효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렉시트의 후폭풍은 이제 영국과 EU 내로 한정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브렉시트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6월 29일 주춤했는데, 6월 마지막 주 초 이틀 연속 영국 파운드화와 나란히 약세를 보이며 시장참가자들의 차액실현 의욕을 부추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6월 29일 전날보다 0.20% 떨어진 96.33을 나타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7일 월요일 31년 만에 최저치인 1.31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1.33으로 0.9% 정도 상승에너지를 받았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0.30 떨어진 96.25였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지난주 이슈는 무엇보다도 조세사면법안의 국회(DPR) 통과다.

조세사면 법안이란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3월까지를 조세사면 기간으로 정하고, 해외와 국내로 은닉했거나 은폐한 자금에 대해 신고할 경우 최소세금만 부과하고 모든 법적 책임을 면제해 주는 법안이다.

경제 부양과 자금 확보를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궁여지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은닉 자금의 경우 신고만 할 때는 4∼1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자금을 국내로 회귀시킬 때는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6월 28일 조세사면법안 통과와 중앙은행 BI의 재정 완화 계획 발표로 루피아 환율은 다음날보다 약 100루피아 가까이 떨어지는 여유를 보이며 출발했다.

글로벌 브렉시트 충격완화 기류를 타고 루피아는 강세를 나타냈는데, 안도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현재 브렉시트 쇼크가 세계적으로 둔화하여 가고 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 시점에 6월 28일 조세사면법안이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최종 통과됨으로써 루피아화는 모멘텀에 탄력이 생겼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주가와 물가는 다시 반등하고 있고 신흥국들의 달러 대비 환율들도 강세를 보이며 제자리를 찾고 있다. 미국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연이율 1.1%로 1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률을 보였고 또 미국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도 1분기엔 2년 만에 가장 느린 증가세가 확인됨으로써, 적어도 올해 말 이전 시점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지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BI가 양적 완화 계획을 공표함에 따라 루피아는 조세사면법안 통과, 브렉시트 쇼크 둔화 및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론 퇴보 등 외에 덤으로 힘을 받아 더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로써 추가적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BI의 비둘기파 정책위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월 29일에도 달러-루피아 환율은 6월 28일에 처리된 조세감면법안으로 인해 강세를 나타내어 13,192선에서 지지를 받으며 하방 저항선인 13,107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루피아화는 조세사면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다시금 힘을 얻는 새 국면을 보였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인도네시아에서의 해외로 도피 되었던 자금 중 최대 1,000조 루피아 (약 770억 불)의 세수가 확보될 전망이다.

그중 약 55조 루피아(42억 불) 정도가 해외에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그 결과, 올해 인도네시아의 예상 GDP 성장률도 0.3%포인트 증가한 5.2%로 예상한다. 이날 달러-루피아 환율은 약 한 달간의 추이 중 최저점을 찍었으며, 루피아화는 지난 일 년 동안 4.6%가 절상되었다.

BI도 브렉시트의 영향권에 들기 전에 인도네시아경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아, 부정적 요인들이 가라앉고 국내 경기부양이 예측되면서 인도네시아 증시도 지난 6월 29일 2.01%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참가자들은 즉각 반응했고 강달러 지수는 0.40% 정도 약세를 보이며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루피아화는 지난 4개 월중 최강세를 보였다.

이로써 루피아는 6월 28일 화요일 대비 1.22% 하락한(= 강해진) 13,170루피아로 최종 거래되며 일차 저지선인 13,320루피아 아래로 고개를 돌렸다.

향후 계속 예의주시해야겠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일단 루피아는 6월 28일 통과된 조세사면법안 시행에 대한 기대치를 매개로 하여 당분간은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즉, 달러-루피아 환율 하락의 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로 영국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오히려 아시아 신흥국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 가운데, 브렉스트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달러 매도-루피아 매수로 차액실현을 생각했던 이들에게는 고민되는 날들이 계속될지도 모를 일이다.

고국인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지난 6월말 기획재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발표했고 한국은행에서는 6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추가적 통화완화에 대한 실마리가 생기면 달러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겠다.

또한 미국에서 1분기 GDP 확정치가 비교적 씁쓸하게 나오면서 한은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고무적인 정서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나,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며 오히려 금리 인하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인도네시아 시간으로 6월 29일의 유럽연합(EU) 의회 임시총회, 28~29일의 EU 정상회담 등 달러-원 환율상승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이벤트들의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S&P에서 영국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시킨 것은 파운드화의 추가하락을 예고하는 것이 될 수 있고, 또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부추기며 선진국들 채권과 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요인도 될 것이다. 이런 이벤트들은 루피아화 및 원화 약세(환율상승)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곧 일본 아베 총리가 금융시장 안정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추가적 통화확대에 관한 기대가 떠올랐고 또 우리나라 정부에서 10조 원대의 추경편성을 발표한 것도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달러화 약세의 재료가 됨으로써, 지난 르바란 전까지 사흘 연속 원화 강세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증시의 반등으로 브렉시트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추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또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게 나온 점도 달러 약세를 이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년내 금리 인상을 계획하다가 브렉시트 이후의 세계 금융변화를 보며 오히려 금리 인하를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반응도 나온 상태다.

서울 자본시장에서도 유럽과 미국의 증시가 급등한 사이 안전자산들의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했는데, 채권시장은 6월 29일엔 채권금리가 하락하며(= 채권가격상승) 강세를 보이다가, 최근 전체산업의 생산폭 증가로 인해 투자심리가 시들면서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하며(= 채권가격하락) 약세를 나타냈다.

금값은 지난달 6월 29일 차액실현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0.5% 정도 떨어지다가 오늘은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온스당 1,326달러까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르바란 이후 나올 시장 변수들은 또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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