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성탄절 축제는 다양한 지역의 문화와 전통이 반영된 축제입니다. 북수마트라의 바탁족(Suku Batak)에게 성탄절은 단순히 종교적 행사가 아닌 문화적 전통으로 자리 잡아 모든 이들이 기다려지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바탁족의 독특한 성탄 전통인 ‘마르빈다(Marbinda)’는 대대로 이어져 온 특별한 관습으로, 같은 지역 사회 또는 하나의 가족집단 안에서 축제의 일환으로 공동으로 가축을 도살하는 전통을 말합니다. 마르빈다는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행사를 넘어 협동과 연대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마르빈다는 대개 성탄절 전날인 12월 24일이나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시행됩니다. 도살될 가축은 대개 돼지, 소, 말, 또는 물소와 같은 네발 동물로, 참가자 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러한 가축들은 몇 달 전부터 여러 사람들의 공동 기금으로 구매되며, 때로는 연초부터 저축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수확한 벼로 가축 대금을 지불했으나, 현대에는 주로 현금 결제를 통해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도살 후에는 가축의 고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한 부분은 공동 요리에 사용하고, 나머지 한 부분은 생고기 형태로 각 가정에 분배합니다. 공동 요리 과정은 ‘마르호바스(Marhobas)’라고 불리는데, 남성들이 고기를 자르고 여성들이 요리에 필요한 양념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준비 과정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다 함께 음식을 나누고 감사 기도를 드리며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마무리합니다. 마르빈다는 단순히 사회적 활동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전통은 협동, 공평, 상호 존중, 그리고 연대와 같은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가축의 고기는 금전적 기여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집니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가족 구성원이 역할을 맡고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협력과 상호작용의 의미를 상기시킵니다. (Mahran Lanting 사회 문화부 기자)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