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주단체들,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제안한 한국은행 비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4.3.5

한국은행이 최근 돌봄서비스 인력난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외국인 노동자 활용과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을 제안하자 이주인권단체들이 “즉각 철회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민센터 친구 등으로 구성된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6일 성명을 내고 “국가 공적 기관이 이주노동자 차별과 착취를 제안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돌봄서비스 인력난·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에서 돌봄 영역에 이주노동자를 도입하되 최저임금을 차등해 적용할 것을 제안하자 노동계를 중심으로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단체들은 “인력난이 심각해 이주노동자 도입 논의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낮게 책정하자는 것은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협약 위반이며, 국적이나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헌법의 평등권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돌봄 영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국내에서 이미 심각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보다 더 낮고 열악한 조건을 이주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돌봄 노동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이주노동자의 노동을 최저임금보다 값싸게 부릴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차별적이며 착취를 정당화하는 반인권, 반노동적 사고”라며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와 노동 조건을 더 끌어올리고 개선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돌봄노동을 이주노동자에게 값싸게 전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와 사회공동체가 어떻게 공적으로 책임질 것인지 정책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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