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홍수로 경제계 손실 3조 루피아 달해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2월 16일)

그리스의 채무상환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2월 12일 개최된 긴급 EU재무장관 회의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다만 오는 16일 논의를 계속하기로 함에 따라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된 상황입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 주말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미국의 펀더멘털이 더 견고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통화정책에 대한 정상화 의지 또한 확인되면서 오는 6월에서 9월 중으로 금리인상이 단행되리라는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여건으로 인해 달러화의 평가절상이 이루어졌고, 루피아화 및 원화 등은 상대적으로 환율상승 즉, 평가절하가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2월 12일 미달러당 12,802루피아로 전주 대비 미달러당 167 루피아 상승하여 1.31% 평가절하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화도 루피아화와 궤를 같이 하는 모습입니다. 2월 12일 미달러당 원화 환율은 1,107.5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16.8원의 환율 상승, 즉 1.52%의 평가절하 되었습니다. 다만 한국은 다음 주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을 중심으로 자금마련을 위한 달러화 매도가 예상됨에 따라 주중 원화 환율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전주 대비 0.03원 상승한 8.73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루피아화 환율의 움직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주 중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월 12일 전주 대비 0.32%p 상승한 7.35%로 마감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대외여건의 전반적인 악재와 국채를 비롯한 시중금리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2월 12일 전주 대비 64 포인트 상승한 5,343 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흔히 금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주식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본다면 지난 한 주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보실 수 있겠습니다. 거래량의 경우도 일평균 6조 루피아를 넘는 활발한 모습이었습니다.

EIU가 본 인도네시아 경기전망
공신력 있는 경제 전문잡지 중에 Economist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Economist Group이 출간하는 잡지인데, 이 그룹에서는 각국의 경제, 리스크, 산업 등을 분석하는 EIU라는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IU는 지난 수요일 자카르타에서 Indonesia Summit 2015라는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발표한 자료의 주요 내용을 잠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경제성장율에 있어서 인도네시아는 5.02%의 성장율을 보였던 2014년을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고, 올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율은 6.1%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EIU는 현 조코위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이 이런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제조업, 특히 수출부문을 촉진함으로써 global supply chain, 즉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IMF의 인도네시아 대표 Benedict Bingham은, “인도네시아는 무역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둔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2015년 이런 장기계획에 초석을 다지면서, 안심하고 더욱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은행, 즉 World Bank의 Rodrigo Chaves 인도네시아 담당 국장은, “출범 3개월째를 맞고 있는 현정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연료보조금에서 확보한 재원을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유동성에 유의하면서 성장 우선정책을 끌고가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들 전망보다 하루 앞서 발표된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Kadin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성장율을 5.8%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정부가 예산안 책정시 예상한 5.7%보다도 높은 것인데요, 이를 원활히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우선과제도 정부에 제시했다고 합니다. 즉, 중복규제, 조세제도 및 토지수용 절차 등이 투자 촉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7%대 성장율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포부를 계속 밝히고 있습니다. 만만치는 않아 보이지만, 지금과 같이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Barclays, 루피아화 추가 평가절하 전망
앞서 소개해 드린 긍정적인 전망과는 달리, 올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1998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평가절하 폭이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금융회사 Barclays는 지난 목요일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인해 동남아 국가로의 자금유입이 감소할 수 있고, 이 경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미 달러당 13,250 루피아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1998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가장 평가절하된 환율입니다.

루피아화는 2월 12일 현재 미 달러당 12,800 루피아를 넘어서며 올해 들어 3%의 평가절하를 보이고 있습니다. Barclays는 이에 더해 향후 수개월 동안 추가적인 평가절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인도네시아가 현재의 경상수지 적자를 견뎌내는 데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한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계 은행인 DBS는 그 규모를 경상수지 적자의 절반 정도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유숩 칼라 부통령은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이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루피아화 평가절하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국내 생산품의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입 규모를 축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Barclays는 루피아화의 평가절하가 지속될 경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좀 더 긴축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으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즉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p 높여 8%로 인상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핫머니의 유출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합니다.

1월, 인도네시아 소매판매 증가
요즘 체감경기는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자료들 중에 소매부문 판매고를 조사하는 게 있습니다. 지난 1월 소매부분은 13%의 성장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전월, 즉 2014년 12월의 4.6% 대비 크게 상승한 수치로, 11월 단행되었던 유류보조금 축소가 1월에 들어서면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중앙은행은 주요 1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인 650개 소매사업자를 대상으로 해당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1월 부문별 실적에서는 정보통신기기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응답자들은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 앞으로 3개월 동안 소매부문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물가인상도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6월에 접어들면 라마단 경기에 따른 소비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 앞서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Nielso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전망은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낙관적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다만 응답자의 52%는 의류 구매를 줄일 것이고, 47%는 전자기기 교체를 당분간 자제할 계획이라 밝힘으로써 제한적 낙관의 자세를 갖고 있음을 가늠케 했습니다.

호텔 업계, 정부 정책에 불만
현정부는 인프라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필요 재원 마련을 위해 유류보조금 개혁을 단행했고, 정부 부문의 불필요한 경비를 줄여 효율적인 세출 집행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과 불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호텔 업계입니다. 조코위 정부는 지난 12월부터 공무원들의 회의 개최를 위한 호텔 사용을 금지하고, 외부 행사에 참석시 지급하는 일비도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2015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의 이러한 조치로 절감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24조 루피아,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19억 불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조만간 몇몇 호텔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합니다. 특히 보고르 지역에 소재한 호텔의 경우 기존 매출의 60% 정도가 공무원들의 행사가 차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카르타에 소재한 4성급 Ambhara 호텔의 경우 매출의 3분의 2가 정부 관련이었는데, 현재는 2%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호텔외식연합회의 Yanti Shkamdani 회장은, “호텔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객실 판매율이 최소 55%는 되어야 합니다. 이에 미달할 경우 업계에 종사 중인 1천 1백만명의 직원들이 직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코위 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 12월 인도네시아 호텔 객실 판매율이 50.1%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1월 54.5%에 비해 급격한 하락을 보인 것이고, 5성급 호텔은 특히 심한 타격을 입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렇듯 side-effect 즉, 부작용도 연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조율과 업계의 혁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기의 막바지에 접어들고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는 이번 주까지 내린 비로 인해 재계가 입은 손실이 3조 루피아, 미 달러로 기준으로는 2억 3천 4백만 불에 이르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13년 1월 수해로 인해 입은 20조 루피아에 비해서는 적은 규모라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피해가 내년에도 반복될 거라 예상된는 데서 심리적 피로도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자카르타 지역의 치수를 완전히 정리하는 건 가능할까요? 자카르타 치수관리청의 Agus Priyono 청장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예산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92억 불, 즉 118조 루피아가 필요한데, 이는 2015년 각 부처별 예산을 초과하는 것은 물론, 국방예산보다도 18% 많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Agus Priyono 청장은 예산보다 더 큰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실무단계에서의 실행이 언제 마무리될 지 도무지 예측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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