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7일 일본 도쿄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3국 대표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에 대비한 대응 방안도 협의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일본 외무성에서 열린 회담 모두발언에서 올해 들어 북한이 3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언급하고 “이런 행동은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이며, 모든 나라의 안전을 위험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이 2017년(6차 핵실험) 이후 처음인 7차 핵실험을 준비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핵실험은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군사적 태세에 대한 조정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담에는 성 김 대표와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석했다.
김 본부장도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 외교의 문도 열려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에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협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상세히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3국 북핵 수석대표는 최근 한반도 정세 관련 평가를 공유하고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감행 때 추진하게 될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한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미·일 측과 깊이 있는 후속 협의를 했으며, 향후 이 구상의 구체적 이행 방안과 관련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북한이 도발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후나코시 국장 역시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는 북한과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3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역내 억지력 강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 외교적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계속 미일, 한일,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대면 회담을 한 것은 지난 7월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 사전조율차 만난 뒤 약 두 달 만이다.
한미일 회담 참석차 전날 일본을 방문한 김 본부장은 방일 기간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비롯해 모리 다케오 사무차관, 야마다 시게오 심의관 등 외무성의 고위 관계자와 면담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Hanin Post 협약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