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 신수도 진입 고속도로 PQ 입찰 공고가 나오는 등 수도 이전 사업이 구체화 됨에 따라 엔지니어링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대다수 사업이 PPP나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등의 이유로 국내 엔지니어링사 진출이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9년부터 현재 수도 자카르타가 과밀화로 인해 교통 체증. 식수 고갈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수도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만 집중 발전하며 국토발전 불균형도 심각하고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지반침하 등의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약 7조7,000억원, 민·관협력 21조7,000억원, 민간투자 10조6,000억원으로 총 40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들여 보르네오섬의 동칼리만탄 주에 신수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해 신수도법을 제정했고 오는 2045년까지 총 5단계에 걸친 개발을 통해 수도 이전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수도 이전이 물살을 타면서 동깔리만탄 지역의 신수도 진입 고속도로 PQ 입찰 공고가 나와 진입 도로망 구축 작업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또 1단계에 해당하는 정부핵심 기능 이전 사업으로 대통령궁, 정부청사, 국회 등도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 등 공공 기관과 민간 건설사들을 포함한 팀코리아를 구성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팀코리아는 경제혁신 파트너쉽 프로그램(EIPP)과 K-City 네트워크 등 정부 간 협력 사업과 민간기업 간담회도 개최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엔지니어링업계에서는 이번 사업 수주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사업비의 80% 정도가 PPP나 민간투자로 진행되다 보니 대사수 사업이 참여하기에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재정으로 진행되는 사업은 이미 국영 설계사가 수주해 참여 기회도 없는 상황이다.
A엔지니어링사 해외사업 담당자는 “우리는 정부 쪽 사업을 노리고 있는데,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 관망 중인 상태”라며 “PPP 사업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데 기업이 먼저 나서긴 눈치가 보인다”고 전했다.
B엔지니어링사 해외부서장은 “도로 건설 프로젝트 정도는 인니 현지 업체들도 충분히 수행이 가능한 수준이라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무료로 FS를 맡아 사업 발굴에 나설 준비도 돼 있는데, 우리 정부도 인니 정부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오픈된 게 하나도 없어서 막연히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외부 투자 비중이 높다 보니 자본을 앞세운 중국, 일본, UAE 등과의 경쟁도 문제다. 지난 2020년 UAE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에 228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중국과 일본은 기존 진출 현황을 토대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24년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신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권이 바뀔 경우 수도 이전 사업 전체가 취소될 수도 있는 불안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헌법상 대통령은 한 번 연임만 가능해서 지난 2019년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의 연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개헌이나 대선 연기로 임기를 늘리려고 시도했지만 국민들의 반발로 추진을 철회하기도 했다. <엔지니어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