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

(2015년 3월 31일)

글. 황종원 중진공 인도네시아 코리아데스크 소장

작년 10월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조코 위도도 신임 대통령은 인프라 확충, 해양개발 등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을 발표하며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의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투자 부문에서 국가발전의 토대를 찾겠다는 것이다.

필자가 파견돼 근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은 투자유치를 기본 업무로 해 각종 인허가권을 보유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서 청장은 장관급으로 분류될 만큼 힘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9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기도 하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취임 후 투자조정청을 불시에 방문해 각종 투자 절차, 인허가 기간 등을 단축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에 대한 후속 조치로 신임 청장 자리에 민간 기업인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분산돼 있던 인허가권을 투자조정청으로 모으고, 모으기 힘든 인허가권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 공무원을 투자조정청에 파견해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개설했다.

지금 투자조정청은 ‘원스톱 서비스’를 알리며 투자유치를 하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투자유치 이면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인 취업비자 제한, 투자제한업종 확대, 각 부처의 온라인시스템 강제 시행 등 외국인이 사업하기에 더 이상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그 성장잠재력에서만은 충분히 기대가 되는 몇 안 되는 국가라는 분석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2억5000만 명의 세계 네 번째 인구 대국, 최근 5년간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고도성장 국가, 그리고 천연가스·석탄 등이 풍부한 자원 보고국이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매년 발표되는 일본 은행의 조사보고서상 해외사업을 하기에 가장 기대되는 국가로 2013년 1위, 2014년 2위로 뽑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총생산액은 이미 한국을 바짝 뒤쫓아 왔다. 컨설팅 회사인 PWC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 4위로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단순히 한국에 많은 노동자를 송출하는 동남아국가 정도로만 인식하면 인도네시아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2015년 말 아세안 경제공동체의 출범을 앞두고 관련 국가 간 여러 가지 논의가 현재 활발하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10개 국가로 구성된 국가협력체가 탄생할 예정이다. 인구나 영토, 국내총생산(GDP) 등이 총 아세안 국가의 40%를 넘나드는 인도네시아는 향후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인들은 1960년대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던 오지 지역의 산림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왔다.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로 진출한 지도 벌써 50년이 다 돼가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내 한인사회는 2200여개 한국 투자기업과 5만여명의 한국인이 함께하는 인도네시아 내 최대 외국 커뮤니티가 되었다.

선배 기업인들처럼 우리의 많은 청년창업가도, 그리고 벤처기업들도 이제는 눈을 해외로 돌려볼 때다. 그 대안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로의 진출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지 개발을 위해 진출했던 우리 한국인의 얼을 기반 삼아 적도에 뜨거운 꿈을 아로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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