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1일)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던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전역은 축제분위기였다.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파가 하루 종일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행사를 이어가기도 했다.
행사는 취임식이 거행되기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행사 주최 측은 아침 8시경부터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을 참가자들에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주최측 관계자 크리스나 무르띠(Chrisna Murti)에 따르면 주최측에서 충분한 음식을 준비했음에도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행사가 시작한 지 불과 한 시간 여만인 아침 9시경 준비한 모든 음식과 음료가 동이 났을 정도였다. 크리스나는 이번 행사는 조코위 대통령의 ‘국민들과 거리감 없는 정치인’이란 평소의 이미지에서 착안했다 전했다.
반면 그 시각 국민협의회 본부에는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해주기 위해 SBY대통령을 비롯한 하비비(B.J. Habibie),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전임 대통령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 라이벌이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와 하따 라자사 역시 취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취임식에 앞서 지난 17일 대선 패배 후 조코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난 프라보워는 그에게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에 단합을 촉구하고 그가 이끄는 메라뿌띠연합 소속 의원들에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식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었다. 이에 향간에 떠돌던 프라보워 총재 지지자들의 취임식 방해 가능성과 그로 인한 취임식 연기 소문 역시 불식되었다.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식은 국민협의회 의장 줄키쁘리 하산(Zulkifli Hasan)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정확히 20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한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국내 정치 지도자들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박근혜 대통령 특사인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 등 세계 지도자들과 축하 사절이 참석해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번 대통령 경축특사로 파견된 김태환 의원은 조코위 당선인에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친서에는 조코위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한-인니 양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바라며 오는 12월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조코위 대통령이 참석해주길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이 끝난 후 조코위-JK 대통령과 부통령은 국민들의 환영 속에 마차를 타고 거리 행진을 벌이며 그 자리에 모인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표했다. 이 날 치안 당국은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경찰병력, 대 테러요원 등 2만 4천여 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거리행진을 마친 마차는 SBY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는 메르데카 대통령궁으로 향했으며 대통령궁에서 SBY전임 대통령과 만난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10년간의 SBY대통령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오후 3시 40분, 조코위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인도네시아 8개 지역의 시민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하였다. 이 회의에 참석한 시민들은 서부 파푸아 지역의 초등학생들부터 동부 깔리만탄 주의 대학생, 발리와 잠비 지역의 농부들, 동부 자와의 의료계 종사자들, 아체 주의 어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 군의 시민들이었다. 그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조코위 대통령은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농담을 건네기도 하는 등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 시각 시민들이 운집한 모나스 광장에서는 ‘살람 띠가 자리(3손가락 인사)’ 콘서트가 시작하며 그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이 콘서트는 조코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이 있기 전인 7월부터 준비한 콘서트로 당시 이 콘서트의 목적은 대통령 후보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조코위 대통령을 홍보하는데 있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모인120여명의 뮤지션들은 인도네시아의 새 대통령과 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공연을 이어갔다. 원래 조코위 대통령은 오후 5시경 콘서트에 잠시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대통령궁에서의 회동으로 인해 오후 6시가 지나서야 콘서트 장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오늘 밤 나는 모든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나아가며 고똥 로용(gotong royong)의 정신 하에 함께 해 줄 것을 바란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번영을 이뤄나가자”고 다시 한 번 국민통합과 상호협력을 강조했다.
이후 조코위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 궁으로 돌아가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을 가졌다.
조코위 대통령은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문민 대통령으로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야권이 전체 의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 의회, 연료보조금 문제를 비롯한 경제개혁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인도네시아의 새 정치가 실현될지 단지 희망에서 그칠 지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한 조코위 신 정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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