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동부 지역에 첫 지점을 열며 영업망을 넓혔다. 저출산•고령화, 초저금리 등으로 국내 사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남(南)술라웨시주의 주도인 마카사르에 지점을 열었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동부 술라웨시섬에 지점을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자와섬과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11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은 국내 사업의 성장이 정체되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그동안 국내 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지난 2009년 국내 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고,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동남아 보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중산층이 확대하고 소득 수준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이끌어갈 예정인 김동원 상무가 지난해까지 미래혁신·해외총괄 부문을 맡아 한화생명 해외 사업을 직접 챙겼다. 김 상무는 지난해 8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 자리를 옮겼지만,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등 국제행사 꾸준히 참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은 상반기 매출 83억원, 순이익 6억원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웠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베트남법인은 상반기 매출 979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반면 순손실 2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한화생명은 국내에서는 고전 중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변화, 초저금리 기조 지속, 경쟁 심화 등으로 업황이 악화하면서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13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순이익은 2018년 3593억원에서 2019년 1146억원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 143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순이익도 1758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이는 금융자산 평가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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