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내려놓는 후보에게 흑색선전을 퍼붓지만

(Monday, June 09, 2014)

 

차기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총선을 전후하여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단연 조코위가 앞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총선을 마치고 나서는 이렇다 할 여론조사를 하지 못한 채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런닝 메이트가 정해졌습니다. 즉 조코위-유습칼라 조(편의상 J조)와 프라보워-하따 조(P조)로 나뉘어 대선 경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요즘 조코위에 대한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항상 흑색선전은 여론조사에서 지는 쪽이 이긴 쪽을 향해 벌이는 난타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B 조가 A조에게 흑색선전을 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정작 프라보워 후보는 그런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도대체 누가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조코위는 노 코멘트입니다.

흑색선전 메뉴는 다양합니다. 아니면 말고 식이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그 중 중요한 것만 골라보면 먼저 조코위가 중국인이라서 중국식 한문 이름도 가지고 있다는 이슈입니다. 그리고 조코위가 중국산 시내버스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부정을 했다는 의혹 제기입니다. 그 결과 대검이 문서로 소환장을 냈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서의 진위를 검증하지도 않고 성급히 대형 현수막에 조코위 얼굴 사진을 프린트해 들고 나온 것입니다.

이에 대해 조코위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것입니다. 조코위가 중국인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오히려 프라보워에게로 화살이 되돌아 가고 있습니다. 프라보워의 부모가 확실히 중국인이기 때문입니다. 또 대검 소환장도 대검에서 발급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컴퓨터에서 대검 헤드레터와 대검장의 서명 그리고 직인을 도용 및 합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A 조는 이런 흑색선전으로 부터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길거리에서 흑색 선전을 하던 안하던 조코위는 ‘상호협력’이라는 모토로 조코위-JK 국민지지 성금 구좌를 열었습니다. 가난한 일반 백성들이 1천 혹은 1만 루피아씩 이 구좌에 돈을 넣고 있습니다. 부정한 정치자금이나 조건이 달린 정치자금을 일체 받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B조의 정치자금은 부정한 자금일 수도 있다는 묘한 공격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조코위의 상호협력 구좌를 크게 환호하고 있습니다. 역시 조코위 답다는 것입니다. 조코위는 B조의 거대 정치권 세력화에 맞서지 않고 반대로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B 조는 태국 탁신 전 총리처럼 1마을 1억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지지세력을 크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코위는 여전히 일반 재래시장을 돌며 낮은 자세로 일반 국민들과 직접 대화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습칼라 부통령 후보가 나서는 것도 아닙니다. 그는 더 차분하게 NU와 반둥 조직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TV 토론에도 나오는데 “나는 부인이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우회적으로 프라보위의 가정에 부인이 없어 불행할 것 같다는 우려를 시사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나는 부인이 모든 일을 다 도와주니 행복하고 그는 부인이 없으니 모든 게 불편하고 부드럽지 못하겠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 같습니다.

역시 프라보워 측은 언제 어디서나 제스쳐가 강한 느낌을 주는 연설을 합니다. 그러나 조코위 측은 언제나 차분하고 국민에게 낮게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연설을 구사합니다. 프라보워는 중부자바 출정식에서 아주 강한 톤으로 마치 무슨 불만이라도 토해내려는 듯한 발언으로 채웠습니다. 반면에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PAN 고문, 아미 라이스는 무하마디야 지도자 답게 아주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자리가 프라보워-하따 지지 모임인 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좀 애매모호한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이슬람 창시자의 말씀, 즉 하디스를 예로 들면서 위선자를 지도자로 뽑지 말 것을 3가지 유형까지 거론했습니다. 첫째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 둘째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엔 믿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의 위선자 지적은 누구를 이미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두 후보 모두를 이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여간 대선전에서의 흑색선전은 중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속 만들어지고 계속 진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코위 쪽이 아예 대응을 하지 않고 모두 내려놓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싱거운 흑색선전전이 되고 있습니다.

마치 하버드 나와서 몽공국제대학을 설립하고 지금은 인도네시아 한국 국제대학 설립에 모든 수고와 정성을 다하는 이용규의 ‘내려놓음’이라는 책과 같습니다. 앞으로 조코위는 더 내려놓을 것 같습니다.  린두알람. 글. 한상재 칼럼리스트. 자연과환경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