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주요 요점은 자금 조달, 생산 비용, 마케팅, 지적 재산권에 대한 기술 이전
2026년까지 총 사업자금 80억 달러로 한국(80%)과 인도네시아(20%)로 분담키
한국과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투자·개발 사업을 진행해 온 인도네시아가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21일 현지언론과 관련 당국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지난 19일 기자들을 만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KF-X/IF-X 사업 참여조건을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란토 장관은 “국가 경제 여건을 고려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협상을 결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재정 관련 사항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담이 덜해지도록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특별팀을 별도로 편성하고 직접 협상을 진두지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천억 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작년도 하반기 사업 분담금과 올해 상반기 사업 분담금 등 2천380억원 상당을 한국 정부에 지급하지 않아 중도하차 우려를 낳아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KF-X/IF-X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대신 재협상을 통해 자국의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기술이전 항목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외화유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의 영향으로 올해 초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루피아 약세 흐름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렘봉 청장은 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 줬다면서 “수 주 전 대통령 방한 당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재협상과 (조건) 재조정에 동의했다. 두 정상은 12개월 이내에 반드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측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양국 정상이 재협상 개시에 합의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실제로 조건이 어떻게 바뀔지는 차후 협상에서 조율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언론은 재협상될 주요 요점은 자금 조달, 생산 비용, 마케팅, 지적 재산권에 대한 기술 이전과 관련이라며, 위란토 장관은 이 재협상이 1년 안에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KF-X / IF-X 전투기의 개발을 위한 양국간 협약은 2009년 3월 9일에 조인되었으며, 오는 2026년까지 총 사업자금 80억 달러로 한국(80%)과 인도네시아(20%)로 분담키로 했다. <기사인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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