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술라웨시에서 일어난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로 사망자가 1500여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참사원인이 쓰나미 탐지·경고 시스템 미비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피해 규모가 커진 것은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상지후지질청(BMKG)은 지진 발생 즉시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지만 34분 후에 해제했다.
그러나 쓰나미는 경보가 해제된 뒤 해안가를 덮쳤다. 당시 PALU 해변에는 지역 축제를 준비하는 인파 수백명이 몰려 있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
BMKG 관계자는 “PALU에서 200㎞ 떨어진 조수관측기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보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PALU 지역에 조수관측기가 없어 부정확한 정보로 경보를 해제했다는 의미다.
PALU시내가 18㎞에 이르는 협만의 끝에 자리 잡은 것도 문제였다. 쓰나미가 좁은 해로를 따라 팔루 시내로 접근하며 규모를 키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PALU가 길고 좁은 지형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PALU 연안은 길이 18㎞, 폭 2㎞의 좁은 만 끝 부분에 위치해 쓰나미가 부딪쳤을 때 위력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3m 정도였지만 높은 지역에서는 7m까지 쏟아졌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과학자들은 PALU에 쓰나미가 발생한 것 자체가 놀랍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지구 물리학자인 제인슨 패튼 훔볼트주립대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주향이동단층(Strike-slip fault)에 위치한 술라웨시 섬에서 쓰나미가 일어난 것은 의외”라며 “강진이 반드시 이번처럼 파괴적인 쓰나미를 만들어내진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은 수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쓰나미를 유발하지 않는다. 이번엔 좁은 만 끝으로 바닷물이 전부 모이면서 파도의 위력을 키웠다”고 패튼 교수는 분석했다.
루이즈 컴포트 피츠버그대 교수는 “인도네시아에 지진해일 탐지용 22개 센서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갖고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지진으로 파괴되면서 대응 체계가 무너진 상태”고 지적했다.
AP통신과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저녁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5일 현재까지 최소 1500여명이 사망했다. 최대 7m에 달하는 파도가 중부 술라웨시섬 PALU 시(市)를 덮치면서 건물이 무너지고 가옥이 쓸러 내려가는 등 섬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특히 강진 피해가 가장 컸던 동갈라의 경우 피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어 희생자 수가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난방지청 대변인은 “시신들이 해변 지역을 따라 발견되고 있다는 보고를 많이 받았다. 많은 시신들이 여전히 잔해 속에 있기 때문에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A2.3.4.5면>
중부 술라웨시 지진·쓰나미 대 참사 ‘대응 체계 미비’
길고 좁은 연안만으로 바닷물 모이며 쓰나미 유발 쓰나미 경보 조기해제 후 7m 쓰나미 연안 휩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