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아무 데서나 서서 오줌을 누지 마라
푸른 나무 아래 앉아서 가만가만 누어라
아름다운 네 몸속의 강물이 따스한 리듬을 타고
흙 속에 스미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아라
그 소리에 세상의 풀들이 무성히 자라고
네가 대지의 어머니가 되어 가는 소리를
때때로 편견처럼 완강한 바위에다
오줌을 갈겨주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제의를 치르듯 조용히 치마를 걷어 올리고
보름달 탐스러운 네 하초를 대지에다 살짝 대어라
그러고는 쉬이 쉬이 네 몸속의 강물이
따스한 리듬을 타고 흙 속에 스밀 때
비로소 너와 대지가 한 몸이 되는 소리를 들어 보아라
푸른 생명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들어 보아라
내 귀한 여자야.
시작 노트:
오늘 소개하는 시는 시가 가지는 소재 영역의 무한함을 제시한다. 언뜻 이 시가 갖는 특징을 살펴보면 평범한 산문 시 같다. 그렇지만, 여자의 배설에 관련된 서정적 편견으로 단순하게 이해될 것이 염려되어 해설을 추가 하고자 한다. 여자가 물을 만들다니 우선 제목부터가 난감하다. 그러나 쉽게 터부시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제목이야말로 여자의 생리적, 기능적 역할을 발가벗겨 놓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물이나 오줌의 비유는 여성 호르몬을 상징한다. 여성이 에스트로젠을 생성하고 사랑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인류 문명의 지속성과 관련한다. 고로 “네가 대지의 어머니(생산)”가 되어 가는 결과로 귀착된다. 들추기 어려운 사유라 하더라도 주저하고 망설임 없이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시인의 감각적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올 뿐이다. 글: 김준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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