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막이 책상 벗어나 ‘어디서나 일하는’ 청년층 증가… 온디맨드 오피스 각광
– 텔콤 인도네시아, IoT·디지털 인프라 결합해 운영 효율 극대화
– 인허가·AI 발달 맞물려 소상공인 진입 활발… 정부, ‘위장 사업장’ 차단 위한 제도 정비 착수
[자카르타=한인포스트] 고정된 책상과 칸막이(Cubicle)로 대변되던 전통적인 사무실 환경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근무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원격 근무(WFA, Work From Anywhere)를 선호하는 Z세대와 청년 창업가들이 노동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가상 사무실(Virtual Office) 및 공유 오피스(Coworking Space) 등 유연한 형태의 업무 공간에 대한 수요가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6 인도네시아 워크스페이스 & 버추얼 오피스 서밋’에서는 이 같은 업무 환경의 대전환과 산업적 파급 효과가 집중적으로 조명되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KADIN)의 테구 아난타 위크라마(Teguh Ananta Wikrama) 기술·디지털전환 부회장은 “오늘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정형화된 칸막이 좌석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강력히 선호한다”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이동성과 유기적 협업을 지원할 수 있는 선진화된 업무 시설의 공급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테구 부회장은 특히 인도네시아 공유오피스협회(PERJAKBI) 산하의 적격 가상 사무실 네트워크가 청년층의 사업 확장과 전문 네트워크 형성에 중추적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국적인 가상 사무실 인프라는 차세대 경제 주체들이 자생력을 갖추고 최적의 환경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인구학적 배당 효과를 누리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들 청년층이야말로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 “소유·장기 임대 대신 유연성”… 온디맨드 수요 20% 이상 급증
업계 현장에서도 유연한 업무 공간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 국영 통신기업 PT 텔콤 인도네시아(PT Telkom Indonesia)의 아리 쿠르니아완(Ari Kurniawan) 디지털 제품 역량 운영 부사장은 글로벌 업무 공간 서비스 분석을 인용하며, “필요에 따라 단기 혹은 임시로 활용하는 유연한 시설에 대한 수요 증가율이 20.4%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리 부사장은 “청년 사업가와 Z세대 근로자들은 리스크가 큰 전통적 장기 임대차 계약을 기피하고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의 유연성을 추구한다”며 “이에 따라 공유 오피스는 단순한 물리적 집기(책상과 의자)를 대여하는 수준을 넘어, 광범위한 비즈니스 커뮤니티와 생태계 네트워크로 진입하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지원 역시 고도화되고 있다. 텔콤 인도네시아는 광대한 국토 특성상 도서 지역까지의 저렴한 인터넷 보급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전국적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공유 오피스에 접목해 사전 예약 시간에 맞춰 조명과 공조 장치가 구동되고 사용 만료 시 자동 차단되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리 부사장은 기술이 워크스페이스 비즈니스에서 ▲운영 효율성 ▲사용자 경험 ▲사업 규모 확장성이라는 3대 핵심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소상공인 비용 절감 견인 속 기존 임대시장 ‘명암’… 사기 방지 대책 병행
가상 사무실은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마이크로·소상공인 및 중소기업(UMKM)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실물 사무실을 임차하지 않고도 법적 사업자 등록 주소지와 기초 행정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창업 초기 고정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적격 가상 사무실 주소는 정부의 온라인 단일 창구(OSS) 시스템을 통한 사업자등록번호(NIB) 발급 요건을 충족하는 공식적인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
드위난토 룸포코(Dwinanto Rumpoko) 무역부 전자상거래·서비스무역 국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정 조율부터 바이어 발굴까지 자율 수행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되면서, 영세 사업자들에게 거대한 물리적 사무 인프라는 더 이상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드위난토 국장은 이러한 변화가 과거 오프라인 소매점이 온라인 이커머스로 전환될 당시 겪었던 유통가 충격과 유사하게, 기존 대형 상업용 부동산 임대 시장에 적지 않은 공실 및 침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실물 공간과 가상 공간의 수요가 공존하겠지만, 전통적 임대 시장의 체질 개선은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가상 사무실이 ‘유령 회사’나 계약 사기 등 범죄의 온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드위난토 국장은 실제로 해외 바이어가 가상 사무실 등록 업체에 계약금을 송금한 뒤 잠적당한 피해 사례를 언급하며 “사업자의 실재성을 담보할 수 있는 추적성(Traceability)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무역부는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가상 사무실 서비스 제공 업체와 입주자 양측 모두에게 NIB 보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반 주거용 고시원 등이 무분별하게 사업자 주소지로 둔갑하는 행태를 차단하기 위해 시설 적격성 기준과 관리 인력의 자격 요건 역시 법제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규제 도입 과정에서 민간의 자율성과 시장 가격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드위난토 국장은 “표준화 정책이 업계의 불필요한 운영 비용 상승이나 임대료 폭등으로 이어져 청년 창업 생태계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PERJAKBI 등 주요 협회와의 초점집단인터뷰(FGD)를 거쳐 합리적이고 신중한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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