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KS 11 / 하예인
최근 자카르타의 어느 몰을 가보면 두쫀쿠와 버터떡을 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메뉴도 한글로 적혀 있다. 이는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K 콘텐츠의 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한국 음식, 이른바 K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한때 일부 한인 사회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떡볶이와 김밥, 김치찌개와 치킨은 이 쇼핑몰과 길거리 음식점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두쫀쿠와 버터떡 같은 새로운 형태의 한국 디저트까지 유행하며 K 푸드는 단순한 외국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열풍이 매우 자랑스럽고, 이왕이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음식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K 푸드 열풍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K 푸드 열풍은 정말 건강한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 문제를 논의하기 전에, 먼저 K 푸드가 왜 이처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아야겠다.
K 푸드의 높아진 인기에는 우선 사회적·문화적 요인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은 드라마와 예능, 유튜브를 통해 한국인의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한다. 드라마 속 배우들이 먹는 라면과 치킨, 떡볶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생활 습관, 즉 문화로 소비되는 것이다. 또한 SNS를 통해 유행처럼 번지는 인증 문화 역시 K 푸드의 높아진 인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화려한 치즈 토핑이 올려진 떡볶이나 순한맛부터 매운맛까지 도전할 수 있는 매운 음식 챌린지는 특히 SNS와 밈을 타고 인도네시아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즉, K 푸드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문화적 경험과 유행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 뒤에는 분명 ‘건강’이라는 문제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떡볶이와 라면, 치킨과 같은 음식들은 나트륨과 당분, 지방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더욱 자극적이고 달게 변형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혀가 아릴 정도로 매운 양념과 치즈, 튀긴 음식의 조합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지만 자주 섭취할 경우 비만이나 고혈압, 청소년기의 식습관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SNS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청소년들의 소비 문화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맛’보다 ‘자극’과 ‘유행’ 중심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최근 증가한 배달 문화와 일회용 포장 사용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치킨이나 떡볶이, 김밥 등의 분식은 배달 음식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포장 사용량이 증가하는 문제를 낳는다. 음식 문화의 확산이 환경 오염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고려되어야 할 지점이다.
또한 지나친 육류 소비 중심의 메뉴 확대는 탄소 배출 증가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즉, K 푸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인기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생활 습관적인 문제도 무시될 수 없다. K 푸드는 대체로 야식 문화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콘텐츠 속 ‘치맥’ 문화나 밤늦게 라면을 먹는 장면은 청소년들의 음식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늦은 시간의 고열량 음식 섭취는 수면의 질 저하와 소화 문제,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공부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긴 청소년들의 경우 운동 부족 문제와 결합되면 자칫 성장기의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K푸드 열풍이 건강하게 오래도록 지속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균형 잡힌 소비 습관이 중요하다. 떡볶이와 치킨만이 한국 음식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이해해야 한다. 김치, 된장국, 나물 반찬, 생선구이처럼 발효 음식과 채소 중심의 건강한 한식에도 관심을 넓혀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을 줄이고 적절한 운동과 함께 식생활을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학교 차원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학교에서는 한국 문화 체험의 날 같은 행사에서 단순히 K푸드를 판매하거나 체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음식 속 영양 성분과 건강 문제를 함께 교육해야 한다. 예를 들어 K푸드를 알리는 한국 음식 체험 행사에서 김치의 발효 원리나 나트륨 문제를 함께 설명해 주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건강한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함께 운영한다면 올바른 식습관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음식 문화를 비교하는 프로젝트 수업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인사회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기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음식점들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으로 경쟁하기보다 건강하게 소비할 수 있는 메뉴 개발에 힘써야 한다. 저염 김치, 구운 치킨, 채소 중심으로 꾸려진 메뉴처럼 건강을 고려한 K푸드가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늘려 배달 음식으로 소비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등의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인사회 역시 K푸드의 긍정적인 영향을 알리고 한국의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축제를 통해 올바르게 K푸드를 알릴 수 있다. 한국 문화원이나 여러 축제의 자리에서 건강한 한식의 특징을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어느 때보다 K 콘텐츠,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단순히 높아진 인기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이러한 노력들이 잘 이루어진다면 K푸드 열풍은 K 콘텐츠와 SNS를 등에 업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지속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이 발효 음식과 건강한 한식 식단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보다 균형 잡힌 식생활 문화가 생겨난다든가, 건강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소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친환경 음식 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음식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기회도 더 많아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한 K푸드의 열풍은 단순한 먹거리 유행이 아니라 두 나라를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의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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