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025년 자국민 2만 7천여 명 구출… ‘국민 중심 외교’ 성과

프라보워 정부 출범 이후 재외국민 보호 최우선 과제로 부상
중동 분쟁부터 동남아 범죄 조직 피해자까지 전방위 구조 작전 전개
수기오노 장관 “국민이 있는 곳 어디든 정부가 함께한다는 증거”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공화국 외교부(Kemlu RI)가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위기 지역에서 자국민 보호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국민 중심 외교(diplomasi kerakyatan)’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무력 분쟁과 정치적 소요, 초국경 범죄 등 갖은 위협에 노출된 자국민 2만 7천여 명을 무사히 본국으로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14일 자카르타 청사에서 열린 ‘2026년 외교장관 연례 기자회견(PPTM)’을 통해, 지난 2025년 총 27,768명의 재외국민(WNI)을 성공적으로 대피 및 귀국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재외국민 보호 정책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회견을 주재한 수기오노(Sugiono) 외교장관은 “프라보워 대통령의 외교 아키텍처 하에서 자국민 보호는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라고 천명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전쟁터와 같은 분쟁 지역부터 온라인 사기와 도박이 횡행하는 범죄 소굴에 이르기까지, 위기에 처한 국민 27,768명을 안전하게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수기오노 장관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수치를 넘어 국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란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핵심 수단”이라며, 이번 대규모 송환 작전이 정부가 내세운 ‘국민 중심 외교’ 원칙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역설했다.

◇ 중동의 포화 속에서 동남아의 범죄 소굴까지

외교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의 구조 작전은 지리적으로나 위기의 유형으로나 광범위하게 전개됐다. 특히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종 범죄 피해가 주요 구조 대상이었다.

우선 긴장이 고조되었던 이란 및 인근 분쟁 지역에서는 수백 명의 인도네시아 국민이 단계적으로 대피했다. 이들은 육로를 통해 아제르바이잔으로 이동한 뒤, 정부가 마련한 항공편을 통해 귀국하는 긴박한 여정을 거쳤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온라인 사기 및 불법 도박 조직에 의해 감금되거나 착취당하던 인신매매(TPPO) 피해자 구조가 주를 이뤘다. 특히 지난 2025년 3월, 내전과 무법지대로 악명 높은 미얀마 먀와디(Myawaddy) 지역에서 169명의 자국민을 구출해 낸 대규모 작전은 외교적 역량이 총동원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밖에도 캄보디아 등지에서 범죄 조직에 연루된 피해자들이 잇달아 구조되었다.

또한, 2025년 9월 네팔 카트만두에서 발생한 대규모 소요 사태 당시에도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빛을 발했다. 국제공항 운영이 마비되는 혼란 속에서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십 명의 고립된 국민을 안전하게 귀국시키는 데 성공했다.

◇ “보이지 않는 영웅들”… 최전선 외교관들에 경의

수기오노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현장을 누빈 해외 주재 공관(KBRI/KJRI)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국민의 석방을 위해 협상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며, 직접 송환길에 동행한 해외 공관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비록 눈에 띄지 않거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여러분의 헌신이야말로 국민이 있는 곳 어디에나 정부가 함께한다는 사실을 웅변한다”며 ‘최전선의 외교관’들을 격려했다.

◇ 재외동포 역량 강화 및 제도적 지원 확대

성공적인 구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해외 이주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외 취업 시 반드시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야만 현지에서의 법적 위험과 안전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외교부는 단순 보호 차원을 넘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인도네시아 디아스포라(재외동포)를 국가 발전의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외교부 내에 디아스포라 전담 조직을 신설, 관련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타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디아스포라의 이동 편의와 경제 활동 기회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이니셔티브가 추진되고 있다. 수기오노 장관은 “‘디아스포라 단일 신원체계(Numero Induk Diaspora)’ 도입과 ‘원 데이터 디아스포라(Satu Data Diaspora)’ 구축을 통해 재외동포들의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견을 마무리하며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전 세계 인도네시아 디아스포라의 역할이 인정받고 존중받으며, 나아가 그들의 역량이 국가 발전을 위해 최적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인도네시아가 국제 사회의 불안정성 속에서도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순한 구조를 넘어 재외동포의 역량을 국력으로 승화시키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장기적인 전략 변화도 주목된다. (Tya Pramadania 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