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전국 주지사, 지방 교부금 삭감 갈등 점화… 팽팽한 줄다리기

전국 주정부 협회(Asosiasi Pemerintah Provinsi Seluruh Indonesia, APP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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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바야 재무장관 “예산 편성 개선 없인 목표 달성 불가”… 성과 기반 재편 강조
전국 주지사들 “인프라·공공 서비스 차질 불 보듯”… 강력 반발하며 대책 촉구

2026년도 중앙 정부의 지방 이전 지출(Transfer ke Daerah, TKD) 예산안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 정부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의 대규모 예산 삭감 계획에 전국 주지사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재무부가 직접 나서 정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지방 정부의 재정 운용 혁신을 촉구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재무부의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장관은 자카르타에서 전국 주정부 협회(Asosiasi Pemerintah Provinsi Seluruh Indonesia, APPSI) 소속 주지사들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의는 2026년 국가 예산 계획(Rancangan Anggaran Pendapatan dan Belanja Negara, RAPBN) 초안에 포함된 지방 교부금 삭감안에 대한 지방 정부의 심각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전국 18개 주의 주지사가 직접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주지사들은 한목소리로 중앙 정부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이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자체 수입(Pendapatan Asli Daerah, PAD) 비중이 낮아 중앙 정부 의존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이번 조치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북말루쿠 주지사는 “정부 계약직 공무원(Pegawai Pemerintah dengan Perjanjian Kerja, PPPK) 신규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기존에 약속된 도로·교량 등 핵심 기반 시설 건설 사업마저 중단될 위기”라며 “현실을 외면한 예산 삭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푸르바야 재무장관은 주지사들의 우려에 깊은 공감을 표하면서도, 제한된 국가 재정 여건 속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방 정부의 발전 열망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가 예산은 무한하지 않다”며, “모든 책임을 중앙 정부에 넘기기 전에 각 지방 정부가 먼저 비효율적인 지출 구조를 개혁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푸르바야 장관은 특히 지방 정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예산 편성 및 집행 방식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방 교부금이 지역 발전과 주민 복지 향상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예산 편성 거버넌스의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년 일부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규모의 예산 집행 잔액(sisa lebih perhitungan anggaran, SiLPA) 문제를 거론하며, 이는 지방 정부의 취약한 재정 관리 능력과 계획 부재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꼬집었다.

이어 푸르바야 장관은 이번 정책의 본질이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닌 ‘지원 패러다임의 전환’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방을 향한 중앙 정부의 전체 지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과거처럼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배분하던 포괄적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지역에 재원을 집중하는 ‘성과 기반 지원 메커니즘’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이러한 기조에 따라 2025년 말까지 각 지방 정부의 예산 집행 성과와 사업 효율성을 면밀히 평가할 방침이다.

푸르바야 장관은 “연말까지 각 지방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시의적절하게 개발 성과를 창출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가시적인 성과가 입증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지방 교부금 증액을 포함한 인센티브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지방 교부금 문제 외에도 중앙-지방 정부 간 재정 시너지 강화 방안, 수익 공유 기금(Dana Bagi Hasil, DBH) 평가 등 다양한 재정 현안이 논의되었다.

푸르바야 장관은 “핵심은 중앙집권화나 분권화라는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지방 정부가 얼마나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성공적인 재정 분권화 개혁을 위한 지방 정부의 주체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앞서 정부는 2026년 지방 교부금을 약 693조 루피아로 편성했으며, 이는 2025년 예산인 919조 루피아에 비해 대폭 감소한 수치다.

이번 회의를 통해 중앙과 지방 정부가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열었지만, ‘성과’를 앞세운 중앙 정부와 ‘현실’을 호소하는 지방 정부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 향후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양측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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