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국가 예산안 국회 통과, 689조 루피아 적자 속 ‘성장과 안정’

인도네시아 국회의사당

프라보워 정부 2년 차 재정 운용 기틀 마련…GDP 대비 2.68% 적자율로 재정 건전성 관리
경제 성장 촉진과 물가 안정, 지역 균형 발전 등 핵심 국정 과제 이행에 중점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국회(DPR)가 689조 1천억 루피아 규모의 재정 적자를 포함한 ‘2026년 국가 예산 및 지출 법안(RUU APBN)’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정부의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재정적 청사진이 확정되었다.

이번 예산안은 경제 성장 동력 확보와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9월 23일, 자카르타 스나얀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25-2026년 회기 제1차 제5차 본회의에서 푸안 마하라니 국회의장은 2026년도 예산안의 가결을 공식 선포했다.

이날 본회의는 전체 의원 578명 중 293명이 참석하여 의사정족수를 충족했으며, 푸안 의장의 최종 동의 질문에 대다수 의원이 “동의합니다(Setuju)”라고 화답하며 압도적인 지지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 심도 있는 논의 끝에 국회 문턱 넘어

이번 예산안 통과는 정부와 국회 간의 수개월에 걸친 심도 깊은 논의와 조율의 결과물이다. 특히 국회 예산위원회(Banggar)는 정부가 제출한 초안을 바탕으로 각 교섭단체와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며 면밀한 심사를 진행했다.

지난 18일, 사이드 압둘라 예산위원장은 1차 심의 결과를 보고하며 “9개 교섭단체 중 정의번영당(PKS)을 제외한 투쟁민주당(PDI-P), 골카르당(Golkar) 등 8개 단체가 법안 처리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설계하려는 의회 내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를 대표하여 본회의에 참석한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부 장관은 “이번 예산안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 열망과 국가 발전의 비전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며 국회의 지지와 협력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어 푸르바야 장관은 “정부는 승인된 예산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하여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국민 복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2026년 예산안 주요 내용 및 재정 운용 방향

최종 확정된 2026년 국가 예산의 주요 지표는 다음과 같다.
 국가 수입: 3,153조 6천억 루피아
 국가 지출: 3,842조 7천억 루피아
 재정 적자: 689조 1천억 루피아 (국내총생산 대비 2.68%)

국가 수입은 조세 수입 2,693조 7천억 루피아와 비조세 국가 수입(PNBP) 459조 2천억 루피아로 구성된다.

국가 지출은 중앙정부 지출 3,149조 7천억 루피아와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이전 지출(TKD) 693조 루피아로 나뉜다.

이는 초기 정부안과 비교했을 때, 국가 수입은 5조 9천억 루피아, 지출은 56조 2천억 루피아가 각각 증액 조정된 수치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복지 수요 등이 추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정 적자 규모는 689조 1천억 루피아로,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68% 수준이다. 이는 법정 재정적자 한도인 GDP 대비 3% 이내에서 관리되는 수치로,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 ‘성장·안정·균형’…프라보워 정부 국정 과제 이행 본격화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2026년 예산안이 프라보워 정부의 핵심 국정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정책적 의도가 명확히 반영되었다고 분석한다.

구체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유지 ▲인플레이션 억제를 통한 물가 안정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균형 발전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예산이 편성되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확보된 재원을 바탕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 인적 자본 개발, 신수도 이전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에너지 및 식료품 보조금 등을 적절히 운용하여 서민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지방 이전 지출 확대를 통해 소외된 지역의 발전을 촉진할 방침이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은 예산 운용의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남아있다.

정부가 GDP 대비 2.68%라는 다소 빠듯한 재정 적자 목표를 설정한 만큼,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신중한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프라보워 정부 2년 차의 항해를 이끌 2026년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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