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아세안 최초 오존 파괴 물질 처리 시설 가동… 기후 변화 대응의 새로운 이정표

ASEAN 회원국 중 인도네시아가 최초로 오존층 파괴 물질(BPO, Bahan Perusak Ozon) 전문 처리 시설 가동

[보고르=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중 최초로 오존층 파괴 물질(BPO, Bahan Perusak Ozon) 전문 처리 시설을 가동하며, 지구 온난화 및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시설 가동은 아세안 지역 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선도적 역할 수행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 국영 시멘트 기업인 PT 세멘 인도네시아(Persero) Tbk(이하 SIG)는 24일, 서부 자바주 보고르에 위치한 나로공(Narogong) 시멘트 공장 내에 오존 파괴 물질 처리 시설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시설은 오존층을 파괴하고 강력한 온실가스 효과를 유발하는 냉매, 소화 약제 등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지구 환경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IG의 비타 마흐레이니 법인 비서는 성명을 통해 “오존 파괴 물질은 성층권의 오존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 방치될 경우 지구 온난화 지수가 매우 높은 온실가스로 작용해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는 주범”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시설 구축은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SIG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여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약속”이라고 그 중대한 의의를 강조했다.

■ 전문 자회사 ‘나타부미’ 운영…고온 소각 기술로 완벽 분해

시설의 운영은 SIG의 자회사인 PT 솔루시 방운 인도네시아(SBI) 산하의 지속 가능한 폐기물 관리 사업부 ‘나타부미(Nathabumi)’가 전담한다.

나타부미는 2007년부터 식음료, 제약,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며 축적된 전문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처리 공정의 핵심은 시멘트 생산 공정의 소성로를 활용한 고온 열분해 기술이다. 섭씨 1,500도에 달하는 초고온의 소성로 내부에서 오존 파괴 물질은 유해 잔류물 없이 안전하고 완벽하게 분해된다.

나타부미는 이미 지난 2025년 8월까지 총 103.86톤의 오존 파괴 물질을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이산화탄소(CO₂) 22만 1,666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사전에 차단한 것과 동일한 효과다.

처리 대상 물질은 ▲냉장고 및 에어컨 냉매(CFC/HCFC/HFC) ▲소화 약제로 사용되는 할론(Halon) 가스 ▲고전압 전기 장비의 절연체로 쓰이는 육불화황(SF6) 등 오존층 파괴 및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다양한 가스를 포함한다.

모든 처리 과정은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의 공식 허가 아래 엄격한 환경 기준과 안전 규약을 준수하며 투명하게 관리된다.

■ 전사적 친환경 정책과 기술 혁신으로 시너지 창출

SIG는 이번 처리 시설 운영을 넘어, 그룹 차원의 포괄적인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미 모든 사업장에서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비(非)CFC 냉매와 할론 가스를 대체한 친환경 소화 설비를 도입했으며, 특히 자회사인 SBI는 이러한 오존 친화적 장비로의 전면 교체를 완료했다.

더 나아가, 시멘트 생산 공정의 근본적인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유해 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소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수소 주입 기술 개발에 착수하는 등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비타 마흐레이니 비서는 “오존층 보존은 특정 국가나 기업의 문제가 아닌 인류 공동의 책임”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연료 효율화, 친환경 기술 도입, 그리고 이번 오존 파괴 물질 처리 시설 운영은 과도한 자외선으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하고 기후 변화의 파괴적 영향을 억제하기 위한 SIG의 종합적인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 아세안 환경 리더십 강화 기대

아세안 지역 내 최초로 설립된 이번 오존 파괴 물질 처리 시설은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경제 성장을 넘어 환경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역내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향후 인접 아세안 국가에서 발생하는 오존 파괴 물질 처리에도 협력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역내 환경 거버넌스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 극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선도적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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