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해협 해적단, 첨단 앱으로 선박 추적… 7년 만에 일망타진

싱가포르 해협 해적단 검거 발표. 2025.7.17

인도네시아 경찰, 필립스 해협서 11명 검거… 선박 추적 앱으로 감시, 조직적 역할 분담 드러나 수억 원대 금품 갈취, 마약 소지까지… 경찰 “최소 3개 조직 추가 활동, 추적 확대”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잇는 세계적 해상 교통 요충지인 필립스 해협(Philips Strait) 일대에서 수년간 외국 선박을 상대로 상습 약탈을 벌여온 전문 해적(Perompak Kapal) 조직이 현지 경찰의 대대적인 작전 끝에 일망타진됐다.

이들은 선박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등 첨단 기술을 악용한 지능적 수법으로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케프리(Kepulauan Riau) 주 경찰 해양경찰국(Polairud)은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특별 단속 작전을 벌여 해적 행위에 가담한 용의자 11명을 체포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검거는 세계 해상 안전을 감시하는 국제해사국(IMB)의 공식 신고와 “국제 항로에서 절도 행위가 빈번하다”는 지역 주민 제보가 결정적 단서가 되어 시작됐다.

■ 첨단 기술 악용한 치밀한 범행 수법

경찰에 따르면, 이 해적 조직은 단순 생계형 범죄를 넘어 체계적이고 지능적인 수법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최근 이들이 노린 범행 대상은 카리문군 니파섬 인근 해역을 통과하던 ‘MV 톰 엘리자베스(MV Thom Elisabeth)’호였다.

용의자들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선박 추적 앱으로 목표 선박의 위치, 항로, 속도 등 상세 정보를 실시간 감시했다. 선박이 특정 지점에서 속도를 약 5노트(시속 약 9km)까지 줄이는 순간을 포착해, 고속 엔진을 장착한 소형 목선(일명 ‘pompong선’)으로 신속히 접근했다.

한도노 수비악토 케프리 주 경찰 해양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들은 갈고리가 달린 긴 막대를 선체에 던져 밧줄을 고정한 뒤, 이를 타고 갑판 위로 신속히 침입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들은 선내에 보관 중이던 고가의 예비 부품과 귀중품을 훔쳐 곧바로 현장을 이탈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 총책부터 장물아비까지… 기업형 범죄 조직

경찰은 초기 작전에서 범행을 직접 실행한 8명을 검거한 데 이어, 수사를 확대해 조직의 배후 총책과 훔친 물건을 운반한 담당자, 마약을 소지한 조직원 등 3명을 추가로 붙잡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감시, 선박 운항, 갑판 침투 및 약탈, 장물 운반, 자카르타에 위치한 전문 장물아비 조직을 통한 현금화까지 역할을 철저히 분담한 기업형 범죄 집단이었다.

이들의 범행은 2017년부터 시작됐으며, 한 번의 범행으로 적게는 4천만 루피아(한화 약 340만 원), 많게는 1억 5천만 루피아(한화 약 1,2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약탈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년간 이들이 갈취한 금액은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용의자들의 은신처를 급습해 즉시 판매 가능한 상태로 포장된 선박 부품 5상자와 범행에 사용된 다수의 휴대전화, 목선, 절단용 그라인더, 위협용 에어소프트건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특히 용의자 중 한 명에게서는 마약류인 필로폰(현지명 사부)이 발견돼, 이들의 범죄가 단순 해적 행위를 넘어 마약 유통과도 연관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 “아직 3개 이상 조직 더 있다”… 해상 보안 강화 시급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조직 외에도 필리핀 해협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다른 해적단이 최소 세 곳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에 대한 정보 수집과 추적을 계속해 해상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체포된 용의자 11명에게는 가중절도,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되어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전 세계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주요 해상 항로의 보안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또한,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적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국 간 긴밀한 정보 공유와 사법 공조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과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 “아직 3개 이상 조직 더 있다”… 해상 보안 강화 시급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조직 외에도 필립스 해협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해적단이 최소 세 곳 이상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에 대한 정보 수집과 추적을 계속해 해상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체포된 용의자 11명에게는 가중절도,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돼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전 세계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주요 해상 항로의 보안이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냈다. 또한,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적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관련국 간 긴밀한 정보 공유와 사법 공조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과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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