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 24만7천여 점…약 44%가 일본에

2025년 1월 기준 국외 소재 한국 문화유산 현황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제공]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통계…일본 > 미국 > 독일 순

도난, 약탈, 거래, 선물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로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이 24만여 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 문화유산은 총 11만6천961건, 세부 수량으로는 24만7천718점이다.

일본, 미국 등 29개 국가의 박물관, 미술관 등 801곳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1월(24만6천304점)과 비교하면 1천414점 늘었다.

당국은 국외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모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소장 정보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 문화유산의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그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국가별로 보면 도쿄국립박물관을 비롯해 일본 내 주요 문화시설이나 개인이 소장한 한국 문화유산이 10만8천705점으로 가장 많았다. 나라 밖 문화유산 가운데 약 43.9%에 해당한다.

미국 6만5천860점(26.6%), 독일 1만5천477점(6.2%), 중국 1만4천226점(5.7%), 영국 1만2천778점(5.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환수된 한일관계사료집과 의병 관련 두루마리
지난해 환수된 한일관계사료집과 의병 관련 두루마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한국의 문화유산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나라 안팎의 위협 속에 도난·약탈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사례가 주로 알려져 있으나 정상적인 거래나 기증, 선물, 수집 등을 거쳐 나간 경우도 적지 않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이 가운데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유산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 왕실 역대 왕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했던 경복궁 선원전(璿源殿)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편액(扁額)을 일본에서 찾아 국내로 들여왔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 복원 전후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편액은 종이나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걸어 놓는 액자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나라 밖 문화유산 실태 조사를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2025년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 실태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국외 소재 문화유산 관련 업무 계획
2025년 국외 소재 문화유산 관련 업무 계획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내년부터는 미국 피보디에식스 박물관, 일본 쓰쿠바대학 도서관 등 8곳도 조사할 방침이다.또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 있는 재단의 해외 거점 사무소를 통해 불법 반출 모니터링 강화, 수사 공조 추진 등 국가 특성에 맞는 환수 전략도 세울 계획이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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