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대규모 군 인사 개편을 단행하며 쿤토 아리프 위보워 (Kunto Arief Wibowo) 소장을 제1연합사령부(Pangkogabwilhan I) 사령관으로 전격 발탁했다.
아구스 수비얀토 사령관이 서명한 TNI 사령관령(Kep/1545/XII/2024)에 따라 300명의 장성급 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쿤토 소장의 승진은 단연 눈길을 끈다.
해군 대장이 독점해 오던 제1연합사령부 사령관 자리에 육군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쿤토 소장은 이번 인사로 중장으로 진급하게 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자신의 측근들을 군 요직에 배치하며,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 시절의 군부 인맥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코위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던 고위 장성들의 퇴진과 함께 쿤토 소장과 같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향후 군의 정치적 역학 관계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쿤토 소장은 2024년 총선 당시 TNI의 정치적 중립성을 촉구하는 글을 기고해 조코위 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던 인물이다.
당시 쿤토 소장은 실리왕기 군관구 사령관에서 경질되어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프라보워 대통령 취임 후 제1연합사령부 사령관이라는 요직에 임명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수만 명의 병력을 지휘하는 핵심 보직에 그를 발탁한 것은 프라보워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쿤토 소장은 1971년생으로 트리 수트리스노 전 부통령의 아들이다. 1992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다양한 보직을 거치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군사적 전문성뿐 아니라 강직한 성품과 소신 발언으로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단순한 군 인사 개편을 넘어, 이상적인 지도자상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쿤토 소장의 발탁은 맹목적인 충성이 아닌, 솔직함과 도덕적 원칙, 국가 이익을 중시하는 지도자를 중용하겠다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는 조코위 정부 시절 순응주의에 익숙해진 관료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진정한 ‘정신 혁명’을 향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쿤토 소장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 속에서 군의 중립성을 지키면서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의 행보는 앞으로 인도네시아 군 지도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나아가 공직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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