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찰범죄수사국(Polri) 마약범죄 수사국은 발리를 기점으로 운영되던 인도네시아 최대 불법 마약 생산 네트워크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사로 짐바란(Jimbaran)의 한 고급 빌라에서 해시시(Hashish)를 생산하던 비밀 실험실이 발견되었으며, 압수된 증거물 가치는 약 1조 5천억 루피아에 달한다. 이를 통해 약 140만 명의 생명을 마약 위협으로부터 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화) 경찰범죄수사국장 와히유 위다다(Wahyu Widada)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성과를 발표하며, 경찰이 마약 퇴치를 위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다다 청장은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해시시 생산 실험실을 적발한 사례입니다. 경찰로서는 국가의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불법 마약 네트워크와 단호히 싸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최대 규모 마약 생산 재료 압수
경찰에 따르면 이번 압수된 증거물은 상당한 규모로, 18kg의 은색 포장 해시시, 12.9kg의 금색 포장 해시시, 3만 5천 정의 Happy Five라는 환각제 알약, 그리고 2백만 정 이상의 약물과 수천 개의 해시시를 생산할 수 있는 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발견된 실험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주 장소를 이동하는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원료는 대체로 해외에서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적발에서 주목할 점은 해시시를 액체 형태로 변환시킨 뒤, 베이핑(Vaping) 기기의 포드 시스템(Pods System)을 이용해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마약을 유통하려 했다는 것이다. 와히유 경찰청장은 이러한 방식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기술 트렌드를 악용하는 신종 수법임을 지적하며, 부모들에게 자녀가 사용하는 전자기기나 베이핑 기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주요 용의자와 미래 유통 계획 적발
이번 수사 결과, DOM이라는 이니셜을 가진 한 인도네시아 국적자가 이 네트워크를 조종해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그는 도주 중인 지명수배자(DPO)로 분류됐다. 해당 네트워크는 2025년 새해를 앞두고 발리와 자바는 물론 국제 시장에도 해시시를 대규모로 유통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체포된 네 명의 용의자(MR, RR, N, DA)는 해시시 제조와 포장 작업을 전담했던 인물들로 밝혀졌다. 이들에게는 인도네시아 마약법 제114조 2항, 제112조 2항, 제132조 2항, 그리고 향정신성 물질 관련 법률인 제59조 2항을 적용하여 최대 사형, 무기징역 또는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게 하고, 최대 10억 루피아의 벌금형까지 부과될 예정이다. 추가로, 불법 자금 세탁 활동이 적발될 경우 ‘불법 자금 세탁 방지법’에 따라 추가 형량으로 최대 2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경찰과 시민의 협력 요청
경찰은 마약 유통과 관련된 새로운 수법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지역 사회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와히유 청장은 “경찰 혼자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시민들과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대를 통해 ‘마약 없는 인도네시아’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리에서의 대규모 마약 제조 네트워크 적발 사건은 인도네시아 경찰의 마약 퇴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는 인도네시아 국민의 미래 세대를 보호하고자 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국가 비전 중 하나인 ‘국가 안전 및 청소년 보호’ 목표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인도네시아 내 최대 규모의 마약 제조 네트워크를 적발한 희소식으로 평가된다. 신종 기술을 활용해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으려 한 수법은 앞으로 마약 범죄의 양상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질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경찰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은 법 집행의 중요한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