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로 몰려오는 K-제약·바이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2024.09

아세안 10개국 중 경제 규모 1위 시장…현지 법인·공장 설립 박차
한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몰려오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현지 기업·기관과 손을 잡고 기술이전에 착수하는 한편, 자체 생산설비까지 구축하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 가운데 규모와 성장세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향후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4일 이투데이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는 대웅제약, GC녹십자, SK플라즈마 등 대표적인 국내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현지 사업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한·아세안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기준 약 1조3188억 달러(1752조4214억 원)에 달해,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으며 아세안 전체 경제 규모 중 3분의 1을 차지했다. 또 현지 제약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13조 원에서 2026년 약 1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일찍이 자리를 잡은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이 회사는 현지법인 ‘대웅바이오로직스인도네시아’를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치카랑 자바베카 산업단지에 자체 줄기세포 공장을 설립했다.

이달 13일 해당 공장은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으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대웅바이오로직스인도네시아 줄기세포 공장은 탯줄 유래 줄기세포, 지방 유래 줄기세포 등 줄기세포 치료제와 엑소좀, 면역세포 치료제를 생산해 현지 의료기관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2005년 처음으로 자카르타에 지사를 설립하고, 2012년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최초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구축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에포디온’을 허가받아 생산하기도 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가운데)이 타루나 이크라르 인도네시아 식약청장(이부회장 오른편)과 11일 ‘한-인도네시아 제약 심포지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제약바이오협회)

GC녹십자는 세포치료제 전문 자회사 지씨셀을 통해 인도네시아 바이오 기업 ‘비파마’와 ‘이뮨셀엘씨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뮨셀엘씨주는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세포암 제거술 후 종양 제거가 확인된 환자의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받은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다. 간암, 교모세포종, 췌장암 등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DD)되기도 했다.

올해 6월 지씨셀은 ‘PT 칼베 파마 Tbk’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과 기술 이전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한 바 있다.

PT 칼베 파마 Tbk는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둔 대형 제약그룹으로, 이번 기술이전 계약 상대인 비파마의 모회사다. 지씨셀은 PT 칼베 파마 Tbk가 인도네시아 내 보유한 BPOM GMP 인증 세포치료제 제조시설, 유통 및 영업 조직을 통해 현지 상업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SK플라즈마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내 최초의 혈장 분획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10월 인도네시아 국부펀드(INA)와 합작법인 설립하고 약 5000만 달러(664억4500만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INA는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확충과 경제발전 기여를 목표로 직접 투자 및 해외 투자 유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SK플라즈마가 투자 상대로 발탁됐다.

SK플라즈마가 건설 중인 혈액제제 공장은 연간 100만 리터의 원료 혈장을 처리할 수 있다. 완공 후 합작법인이 공장 운영과 사업권·생산·판매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인도네시아의 관련 규정에 따라 혈액제제를 공급하고, 인도네시아의 국가필수 의약품 자급화에 기여하는 주요 시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은 향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세하면서다. 이들 기관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민·관 대표단을 꾸려 이달 초 인도네시아를 방문, BPOM 및 현지 기업들과 규제 조화와 수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인정을 받고 있으며 선호도가 높다”라며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배력을 가진 대기업은 드문 환경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기사.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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