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석방계획 수립에 최장 2개월 소요”…지난 2월에도 석방의사 밝혀
인도네시아 동단 파푸아 지역의 무장반군 단체가 약 1년 반 전에 납치한 뉴질랜드인 항공기 조종사를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비 삼봄 서파푸아 민족해방군(TPNPB) 대변인은 이날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TPNPB를 이끄는 에기아누스 코고야 사령관이 인류애 차원에서 조종사 필립 메르텐스를 풀어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삼봄 대변인은 코고야 사령관이 현재 석방 계획을 준비 중이라면서 계획 수립에 최장 2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누구와 합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군은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항공사 수시에어의 경비행기 조종사인 메르텐스는 작년 2월 7일 파푸아 은두가 지역 개발을 위한 물자를 싣고 파로 산악 공항에 착륙했다가 반군에 급습당해 납치됐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군경합동 수색단을 구성해 수색에 나섰고 반군을 상대로 군사작전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전으로 인도네시아 군인과 반군 대원들이 사망하기도 했지만 메르텐스 구조에는 실패했다.
뉴질랜드 정부도 인도네시아와 파푸아 지역사회를 통해 반군과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군은 메르텐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몇차례 공개하며 유엔이 파푸아 독립 회담을 주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군은 또 납치 1년 만인 지난 2월 성명을 통해 메르텐스를 풀어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는 뉴기니섬 서쪽 지역으로, 동쪽인 파푸아 뉴기니는 독립국이다.
하지만 서쪽 지역은 1961년 네덜란드에서 서뉴기니로 독립을 선포했음에도 인도네시아군에 의해 점령당했다. 이어 1969년 주민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편입됐다.
하지만 파푸아 독립운동가들은 1969년 투표가 조작됐다며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TPNPB는 무장 반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