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건물 지붕 수영장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기도…현지 언론이 전한 대만 강진 현장
산사태로 고속도로와 터널 곳곳 끊겨…150㎞가량 떨어진 타이베이 중정기념관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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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동부 화롄(花蓮)현 앞바다에서 3일 오전 발생한 규모 7.4(대만 당국 발표는 규모 7.2)의 강진으로 직격탄을 입은 화롄 지역은 건물들이 맥없이 무너지거나 기울어지고 도로가 끊기는 등 도시 전체가 흡사 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대만 현지 매체와 SNS 등에 따르면 산악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지진 발생 순간 산쪽에서 엄청난 규모의 먼지구름이 피어오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땅이 순식간에 격렬하게 흔들리는 것을 체감한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현장에서 탈출하느라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앙에서 가까운 8층짜리 톈왕성 빌딩은 지진 직후 심하게 흔들리면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2~13도 정도 기울어지더니 건물 뿌리가 뽑힐 수준인 45도로까지 기울어진 뒤 붕괴 직전에야 멈춰셨다. 1층과 2층은 상부의 충격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진 상태였다.
이 건물은 가까스로 완전 붕괴는 피했으나 바로 옆에 있던 형 건물은 약 1초 뒤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이날 오후 현재 톈왕성 빌딩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고립돼 소방당국이 사다리차를 동원해 구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모습을 본 근처를 지나던 주민들이 겁에 질려 서둘러 자리를 뜨고 인근 도로를 지나던 자동차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모습도 영상과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야시장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여진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화롄의 베이빈 거리에 있는 1층 브런치 가게는 건물이 폭삭 내려앉으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인근 고속도로와 터널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도로 곳곳이 폐허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동부를 가로지르는 쑤화(蘇花)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산사태로 암석들이 쏟아져 내리면서 트럭 운전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인근 타이루거(太魯閣) 국립공원에서는 탐방로가 무너져 10여명의 관광객이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이 공원에는 수백명의 등산객과 직원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 화롄여고 건물도 지진 충격으로 유리창과 외벽이 깨지면서 내부의 철골 구조물이 앙상하게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화롄과 멀지 않은 신베이(新北)시 역시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신베이시에서는 일부 공장 창고가 붕괴됐고 안전 우려로 도시 철도 운항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이 지역에는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창업자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고급 고층빌딩의 루프톱 지붕에 설치된 수영장의 물이 지진의 충격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대만 매체들은 이번 지진이 원자폭탄 32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수준의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진은 150㎞ 정도 떨어진 수도 타이베이(臺北)에도 일부 피해를 줬다.
타이베이에 있는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을 기리기 위한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정문이 지진 충격에 일부 부서지기도 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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