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선 투표관리원 900명 사망’, 올핸 건강 증명시 채용

1월 15일 서자바주 보고르의 한 선거관리소에서 투표관리원들이 내달 14일에 열릴 대선을 위한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2024.1.16

유권자 2억500만명에 투표소 82만개…투표관리원만 570만명 모집

2019년 대통령 선거에서 수백명의 투표관리원(KPPS)이 과로 등으로 사망한 인도네시아에서 앞으로는 투표관리원 채용시 건강 상태 확인이 의무화된다.

16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선관위(KPU)는 내달 14일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표 등을 진행할 투표관리원을 모집 중이다.

올해 선거 유권자 수는 2억500만명에 달하지만, 인도네시아는 하루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모두 치른다. 이를 위해 570만명의 투표관리원을 채용하고 전국에서 82만여개의 투표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의 투표관리원을 모집하면서 예년과 달리 연령을 55세 이하로 제한했으며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포함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연령제한과 함께 건강 기록까지 요구한 것은 지난 선거에서 약 900명의 투표관리원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4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하루에 진행했다.

당시 유권자만 1억9천만명에 달하는 대형 선거를 하루에 치르다 보니 투표관리원들은 투표소 준비와 투표 관리, 개표, 검표 작업 등으로 선거 전후로 며칠 밤을 새웠고, 이 영향으로 수백명이 사망했다.

또 산간 마을이나 외딴섬에서 투표함을 운송하다가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경우도 있었다.

당시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서 투표관리원과 경찰 등 894명이 사망하고 5천175명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북부 4월17일 오후1시부터 시작된 개표에서 개표 관리원은 기표된 못 구멍을 찾아내고 있다. 사진 한인포스트 2019.4.24
자카르타 북부 4월17일 오후1시부터 시작된 개표에서 개표 관리원은 기표된 못 구멍을 찾아내고 있다. 사진 한인포스트 2019.4.24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사망한 투표관리원이 대부분 50∼70대였으며 당뇨병과 고혈압 등 건강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숨진 투표관리원들이 독살됐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선거에 패배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는 헌법재판소에 대선 불복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관위는 올해 대선과 총선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젊은이로 투표관리원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표관리원 임금도 2019년보다 2배 이상 많은 110만루피아(약 9만4천원)로 책정했다.

투표관리원에 신청했다는 라니 사피트리(25)씨는 “2019년에는 급여가 상당히 낮아서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 많이 지원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임금도 오르고 연령 제한도 있어서 젊은이가 많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카르타 포스트에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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