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영어 수업 축소… “국가 경쟁력 약화” vs “우리 말이 우선”

말레이시아에서 영어 교육 축소 정책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교육부가 단계적으로 이중언어프로그램(Dual Language Programme, DLP)을 축소 및 폐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9일 뉴스트레이츠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교육부는 영어 수업 시간을 줄이고 대신 말레이어 수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드리나 시덱 말레이시아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의 말레이어 성적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교가 많아 단계적으로 이중언어프로그램을 폐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다만 “영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PPKBIS), 보충 교육(RI) 등을 운영해 학생들이 영어 능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중언어프로그램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한해 수학·과학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으로 2016년 도입됐다. 그러나 2023년 6월 기준 이중언어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 초·중학교의 1/4 수준이며 전체 초·중학생의 9%만이 이중언어프로그램을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수업에 대한 논쟁은 2003년 모하맛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수학·과학 과목을 영어수업으로 진행하는 PPSMI 정책안을 발표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국가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PPSMI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는 교사가 부족하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2012년 폐지됐다.

폐지됐던 PPSMI 정책안이 2016년 이중언어프로그램으로 대체됐으나 찬반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국가 경쟁력에 기여한다는 주장과 외국어보다 말레이어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asia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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