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그림의 떡…고물가에 ‘여행포기족’ 증가

붐비는 인천공항

“이번 추석 연휴가 길지만 비행깃값과 국내외 숙소 값이 모두 오른 상황입니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여행 계획을 오는 11월 초로 미뤘습니다.” (30대 직장인 A씨)

“국내 여행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숙소 가격이 평소보다 배 이상 오른 데다, 빈 객실도 없어 포기했습니다.” (30대 직장인 B씨)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엿새간 추석 연휴로 여행 수요가 늘고 있으나 높은 물가 등으로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추석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난다(22.4%)는 응답보다 부모님·친척 집을 방문(46%)하거나 집에서 쉬겠다(30%)는 응답이 더 높았다.

KB국민카드가 전국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기간 계획을 묻는 설문(중복 선택 포함)에서도 여행 계획이 있다는 응답(23%)보다 가족·친척집 방문(64%), 휴식(40%) 등의 응답이 높았다.

이러한 추세는 여행비용과 교통난, 관광지 혼잡도 등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여행을 가려면 일단 높은 항공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네이버 항공권 검색(22일 기준)을 활용하면 28일 출발, 다음 달 3일 귀국 일정의 인천∼오사카 왕복 항공권은 96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마저 직항이 아니라 경유 편이다.

국내 여행은 숙박비와 교통체증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모텔·호텔 등 숙박시설이 추석 연휴 기간 성수기 가격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행 물가 상승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콘도이용료와 호텔 숙박료는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9.5%, 6.9% 올랐다.

콘도와 호텔 요금 오름폭은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4%)의 2.8배, 2.0배에 각각 이른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숙박 할인권 30만장을 조기 배포하는 ‘숙박 페스타’를 진행하는 등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는 44개 온라인여행사(OTA)와 3만여개의 국내 등록 숙박시설이 참여하는 행사로, 5만원 이상 숙박시설 이용 시 참여 온라인여행사 채널을 통해 3만원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c)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