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필리핀산 수입…상반기 5만4천t, 7∼8월에만 10만t 넘었을 듯
전기차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가 외국으로부터 니켈 수입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 상반기 5만4천t(톤)의 니켈 광물을 수입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량(2만2천500t)의 2배 수준이다.
수입의 대부분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니켈을 많이 생산하는 필리핀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필리핀의 니켈 광석 생산량은 36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11% 수준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은 약 2천100만t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고, 연 생산량은 160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그런데도 인도네시아가 필리핀에서 니켈 광물을 수입하는 것은 니켈 정·제련 처리 능력이 급증하면서 니켈 공급량이 부족해지고 있어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광물 정·제련과 같은 다운스트림(하류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막았다. 대신 광물회사들에 정·제련소를 세워 광물이 아닌 제품 형태로 수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니켈을 가장 많이 수입하던 중국 정·제련 업체들은 대거 인도네시아에 투자했고, 그 덕에 정·제련소의 처리 능력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니켈 생산량이 정·제련소 처리 능력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인도네시아가 필리핀으로부터 수입하는 니켈의 물량은 자국 생산량과 비교하면 매우 적고 품질도 떨어지지만, 전문가들은 니켈 수입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컨설팅 업체인 마이스틸은 인도네시아의 필리핀산 니켈 수입 물량이 상반기에는 5만t이었지만 지난 7∼8월에만 10만t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자카르타 포스트는 정·제련 능력을 맞추려다 보면 니켈 광물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하고 그럼 매장된 니켈은 금세 고갈될 수 있다며 정·제련소 투자만큼 광산 개발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