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중앙은행 총재 “정치 불확실성으로 밧화 환율 변동성 확대”

태국에서 총선 이후 3개월 넘게 차기 정부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태국 밧화 가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태국 중앙은행(BOT) 총재가 진단했다.

1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세타풋 수티왓나루에풋 BOT 총재는 전날 주최한 세미나에서 “최근 밧화의 변동성은 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았지만,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달러 대비 밧화 가치는 올해 연중 고점 대비 약 9% 절하됐다. 말레이시아 링깃,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등 주변국 통화보다 변동성이 컸다.

달러 대비 밧화 환율은 올해 1월 32.64밧에서 6월 말 35.63밧까지 올라 현재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세타풋 총재는 “중국 경제 회복세가 약한 것도 세계 경제와 태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부동산 부문과 민간의 부채 급증 등 중국 경제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관광 부문의 강력한 반등과 내수 회복이 태국 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다”며 “정부 구성 지연이 BOT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월 14일 총선 이후 태국은 극심한 정치적 혼란 속에 새 총리를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올랐지만, 보수 세력의 방해와 저항으로 집권에 실패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헌법재판소의 개입으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의 의원직 직무가 정지되고 총리 선출 투표가 지연되는 등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인 제2당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의 연대를 깨고 보수 진영과 손잡는 등 집권을 위한 정치적 이합집산도 벌어지고 있다.

피타 대표가 총리에 오르지 못한 데다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신하자 전진당 지지자들은 연이어 시위를 열고 있다.

정치적 혼란과 사회 불안 우려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태국 통화가치와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고 산업·소비심리도 악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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