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재산기구와 첫 인력교환 특허청장 “韓사무소 유치 발판”

7월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혁신 역량 평가에서 아시아 1위를 유지하며 지식재산권 분야 선도국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와 인력교환 사업을 벌이며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에 시작하는 인력교환 프로그램은 WIPO 193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숙원 사업인 WIPO 지역사무소 유치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지난 5∼7일 제네바에서 열린 WIPO 제64차 총회 기간에 다롄 탕 WIPO 사무총장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두 기관이 인력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특허 전문가가 WIPO에 파견돼 지재권 분야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WIPO와 공유하고, 한국에 온 WIPO의 전문가들은 특허 관련 컨설팅을 수시로 우리 기업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제특허출원(PCT) 실적이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인 한국의 기업들이 번거로움 없이 국내에 머무는 WIPO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고, WIPO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벌일 기회도 확보하기 용이하다.

인력교환 사업은 ‘WIPO 한국사무소’ 개설을 위한 발판이 돼 줄 것으로 특허청은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WIPO가 81개 지표에 따라 평가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아시아 1위이자 세계 6위를 기록할 정도의 특허강국이지만, WIPO 지역사무소가 없는 점은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역사무소가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와 일본, 브라질, 중국, 러시아,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 7개국이다.

이 청장은 “한국 지역사무소를 유치하는 데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지역 안배를 주장하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매번 성사되지 못했다”면서 “인력교환 프로그램은 유치를 앞당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청장은 지난 5∼7일 해외 특허청장 12명과 만나 MOU 4건을 체결하기도 했다.
호주 특허청과의 MOU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인공지능 등 신기술 관련 정보 공유, 인력양성, 지식재산 인식 제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사우디와는 한국과 WIPO가 공동개발한 학생발명 교육교재의 아랍어판을 사우디 정규교육 과정 교재로 사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재권 교육 콘텐츠 협력 MOU를, 스웨덴과는 아시아 특허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MOU를 각각 맺었다.

이 청장은 “인도네시아와는 ‘특허심사 하이웨이’, 한 나라에서 특허가 가능하다는 심사를 받으면 다른 나라에서도 빨리 심사를 받도록 하는 MOU를 맺기로 합의했다”며 “우리 기업이 더욱 신속하게 특허등록을 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청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지재권 격차 해소를 위한 한국의 역할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올해 WIPO에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19억여원)의 신탁기금을 냈다”고 했다. 신탁기금이 지재권 격차 해소 등에 활용되는 만큼 우리나라가 높은 위상을 바탁으로 국제적 공헌에도 큰 몫을 하는 셈이라고 이 청장은 말했다.

또 “특허청이 기술유출 범죄 차단을 통한 지재권 보호를 비롯해 기술 탈취로 곤경을 겪는 기업들을 도와주는 원스톱 방식의 지원 서비스를 새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WIPO 총회에서 강조했고 이에 대한 회원국들의 관심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우리나라의 지재권 보호 업무는 강화되고 있다”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지재권 보호 순위가 눈에 띄게 상승한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했다. 매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가 발표하는 지재권 보호 업무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64개국 중 37위에서 올해 27위까지 상승했다.

이 청장은 “총회에 오면 느끼는 것이 국제 특허출원 4위국인 한국은 WIPO 회원국들에게 매력적인 나라라는 점”이라며 “지재권 분야에서 나눠줄 걸 많이 지닌 우리나라와 협력을 바라는 국가들이 많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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