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바란을 통해 알아보는 인도네시아 문화

귀성 버스를 기다리는 르바란 귀성객. 출처: 연합뉴스

송연우 / JIKS 12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르바란이라 불리는 이슬람의 명절이 있다. 인구의 87%가 이슬람인 만큼, 인도네시아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르바란은 이슬람력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명절인데, 단식 월인 이슬람력 9월 라마단을 잘 마친 후 새로 태어남을 다짐하는 날이다. 이슬람력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매년 날짜가 달라지며, 전년도보다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공식적인 르바란 기간은 4월 22일부터 4월 23일이지만, 보통 휴일 포함 7~10일간의 쉬는 시간을 가진다.

르바란 기간 이슬람 사원에서는 찬양 예배가 열리며, 가족 구성원들은 친척, 친구의 집을 방문하며 덕담을 나누는 민족 대이동 명절이다. 르바란 첫날인 이둘 휘뜨리는 최고의 축제일로 여겨져 전국의 사원에서 대규모로 기도를 한다. 민족이 대이동하다 보니 수많은 사람을 태울 차량이 부족하여 화물칸을 이용하는 사람마저 있다고 한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런 긴 명절이 생소할 수도 있으나, 르바란은 인도네시아에선 매우 신성하고 의미 있는 명절이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르바란 기간 동안 가족 및 이웃에게 지금까지 한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고, 자신 또한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렇게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성캄(Sungkem)이라 부른다.

조상의 산소를 찾아 성묘도 하고, 서로 나눔과 베풂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무교를 허용하지 않고 6가지의 종교 중 하나를 믿어야 하며, 주민등록증에 종교를 표시할 만큼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나라다 보니, 이런 대명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인도네시아의 문화나 언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이런 명절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인들은 종종 라마단과 르바란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라마단은 이슬람력 9월을 코란이 내려진 신성한 달로 여겨 한 달간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는 기간을 말한다.

금식이 끝난 기간은 각종 몰에 사람이 매우 몰리기에, 이 시간에 외식을 하면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할 정도다. 라마단 금식 기간이 끝나면 그제야 열리는 축제가 바로 르바란이다. 우리나라가 명절에 송편이나 떡국을 먹듯이, 인도네시아에서도 르바란 기간에 먹는 음식이 있다. 먼저 필수 음식인 끄뚜빳부터 시작하여, 렌당, 오포르 아얌, 나스타르, 등 다양한 음식이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PPKM 이 폐지된 이후 첫 르바란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올해 르바란 귀성객은 1억 2천만 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어마어마한 인구가 이동하면서 교통 대혼란 및 바이러스 재발 위험성이 커졌는데, 이에 정부는 안전을 위해 노동 휴일을 이틀 앞당겨 시작함으로써 귀성객 분산을 도왔다.

또한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로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엔 없는 전통적인 명절인 만큼, 재외국민으로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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