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종교, 그 악연 결말

송지섭/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11

전 세계인들의 축제인 월드컵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회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어받아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작은 축제, 20세 이하 월드컵, U-20 월드컵이 존재한다.

저번 2019년도 U-20 월드컵에서는 우리나라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큰 관심을 이끌었었는데, 그러한 대회의 개최지가 인도네시아로 결정이 되어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모두 흥분해 있었다.

FIFA 주관 대회뿐 아니라 이러한 대회에서는 개최지는 무조건 진출이라는 특혜가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인도네시아에 기회가 찾아왔던 것이었다. 2023 U-20 월드컵을 연다는 것은 단순히 스포츠 대회 개최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관광 수입도 늘어날 것이고 앞으로 더욱더 큰 대회 개최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3월 말,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 좋은 소식인 개최 취소라는 결정이 FIFA 인판티노 회장을 통해서 발표되었다. 전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예전부터 문제점이라고 지적되어 온 스포츠에 개입되는 정치적/종교적 간섭이 이번에는 꽤 크게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전에 정치적 간섭이 있었다는 혐의로 예선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봉변을 겪은 이후 이번에는 종교적 간섭에 의해 큰 수모를 겪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단체들이 이번 U-20 월드컵에 참여하는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을 거부하며 일이 시작되었다.

이슬람 국가인 팔레스타인을 압박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입국 거부 및 관련 시위를 진행, 나라의 상황이 꽤 어지러워진 부분이었다.

이에 더불어 발리 주지사인 와얀 코스터는 발리에서 진행되는 조 추첨식과 이어지는 모든 일정에 대하여 이스라엘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입국을 철저히 거부하고 배제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에서도 관련 시위와 무슬림 단체들의 항의가 공론화가 되고 이것이 FIFA의 소식통에도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FIFA는 이사회를 소집하여 회의를 진행한 결과 결국 인도네시아 유치 취소라는 중징계와 앞으로의 지원에 관한 징계 또한 내리며 스포츠와 종교는 다른 문제이며 결코 간섭이 없어야 하는 평등한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큰 수모를 겪으며 축구계에서도 큰 비판을 받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언론인 KOMPAS에 따르면 이스라엘 참여 반대 및 이번 개최 취소에 영향을 준 사람들은 기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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