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850~2015년 토지 변화 분석…1700년 이후 330만㎢ 감소
1700년부터 지금까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가 살기에 적합한 서식지가 전체의 약 3분의 2에 가까운 330만㎢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셔민 데 실바 교수팀은 28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850~2015년 아시아 지역의 토지 이용 자료를 토대로 아시아코끼리 서식지 변화를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시아코끼리 서식지는 1700년 이전에는 수 세기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며 이 시기는 남아시아에서 식민지 시대가 시작되면서 토지 이용이 확대되고 농업이 강화된 때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850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본토와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 아시아 13개국의 코끼리 생태계 변화를 추정하고, 1700~2015년 코끼리 서식 적합 지역의 변화를 계산했다.
코끼리 서식에 적합한 서식지는 원시림과 목초지 비율, 비(非) 산림 초목 지대, 농작물 경작 및 관개 패턴, 목재 수확률, 도시화 등 생태학적 기준에 따라 정의되고 모델링된 임곗값을 넘는 지역으로 정의됐다.
연구팀이 현재의 아시아 코끼리 서식지 주변 100㎞ 이내 지역을 비교한 결과 1700년에는 이 지역의 100%가 코끼리 서식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으나 2015년에는 48.6%만 적합한 서식지로 분류됐다.
사라진 서식 적합지는 전체의 64%인 330만㎢로 한반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중국 본토와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은 서식 적합지가 절반 이상 사라졌고, 중국과 인도는 각각 94%와 86%가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또 이 기간에 각 코끼리 서식지의 평균 면적도 9만9천㎢에서 1만6천㎢로 80% 이상 감소해 서식지가 크게 파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시아 코끼리는 초원과 열대우림 등 다양한 서식지에 살지만 인간의 토지 이용 확대와 서식지 손실 증가로 코끼리와 인간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 실바 교수는 “아시아코끼리 분포를 이해하고 코끼리와 사람 모두의 필요를 충족하는 지속 가능한 토지 이용과 보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코끼리 서식 적합 지역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연구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