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코끼리 서식적합지, 한반도면적 15배 사라져

3월5일 북 수마트라 아쩨 야생공원에서 죽은 째 발견된 코끼리

美 연구팀, 850~2015년 토지 변화 분석…1700년 이후 330만㎢ 감소

1700년부터 지금까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가 살기에 적합한 서식지가 전체의 약 3분의 2에 가까운 330만㎢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리랑카 코끼리 서식지의 엄마 코끼리와 새끼 코끼리
스리랑카 코끼리 서식지의 엄마 코끼리와 새끼 코끼리

[Shermin de Silv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셔민 데 실바 교수팀은 28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850~2015년 아시아 지역의 토지 이용 자료를 토대로 아시아코끼리 서식지 변화를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시아코끼리 서식지는 1700년 이전에는 수 세기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며 이 시기는 남아시아에서 식민지 시대가 시작되면서 토지 이용이 확대되고 농업이 강화된 때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850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본토와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 아시아 13개국의 코끼리 생태계 변화를 추정하고, 1700~2015년 코끼리 서식 적합 지역의 변화를 계산했다.

코끼리 서식에 적합한 서식지는 원시림과 목초지 비율, 비(非) 산림 초목 지대, 농작물 경작 및 관개 패턴, 목재 수확률, 도시화 등 생태학적 기준에 따라 정의되고 모델링된 임곗값을 넘는 지역으로 정의됐다.

스리랑카 미네리야 서식지의 코끼리들
스리랑카 미네리야 서식지의 코끼리들

스리랑카 미네리야 서식지는 3세기에 마하센 왕이 건설한 대규모 미네리야 저수지가 있는 곳으로 아시아 코끼리들이 연중 내내 물을 이용할 수 있고 주변에 먹이가 되는 범람원 식물들이 있다. [Shermin de Silv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이 현재의 아시아 코끼리 서식지 주변 100㎞ 이내 지역을 비교한 결과 1700년에는 이 지역의 100%가 코끼리 서식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으나 2015년에는 48.6%만 적합한 서식지로 분류됐다.

사라진 서식 적합지는 전체의 64%인 330만㎢로 한반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중국 본토와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은 서식 적합지가 절반 이상 사라졌고, 중국과 인도는 각각 94%와 86%가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또 이 기간에 각 코끼리 서식지의 평균 면적도 9만9천㎢에서 1만6천㎢로 80% 이상 감소해 서식지가 크게 파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시아 코끼리는 초원과 열대우림 등 다양한 서식지에 살지만 인간의 토지 이용 확대와 서식지 손실 증가로 코끼리와 인간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 실바 교수는 “아시아코끼리 분포를 이해하고 코끼리와 사람 모두의 필요를 충족하는 지속 가능한 토지 이용과 보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코끼리 서식 적합 지역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연구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